장마 등 영향 가격 오른 신선식품 "출하량 늘어 가격 안정세"

긴 장마와 태풍의 영향으로 고공행진을 거듭한 생활물가가 추석 이후 안정세로 돌아설지 관심이다. 명절 후 수요가 줄어 밥상물가가 안정세를 찾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 전망이지만, 일부 농·식품의 경우 수급 불안정으로 가격이 널뛸 가능성도 나온다.

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추석 연휴 시작 전 채소류 가격은 최고점을 찍었다. 연휴 직전(9월 29일) 대전에서 판매된 배추(1포기) 소매가는 1만 2000원으로 평년(6149원) 대비 2배 가까이까지 치솟았다.

상추(100g) 소매가격도 1150원까지 올라 평년(850원)보다 300원 상승했다. 대표 차례상 과일인 배(15kg·신고)는 7만 6000원에 도매가격이 형성돼 평년(4만 917원)보다 3만 5000원 이상 비싸게 팔렸다. 포도(5kg) 도매가는 2만 3000원으로 평년(1만 6900원)보다 6000원 가까이 오르기도 했다.

장바구니 물가와 밀접한 신선식품 가격 상승은 추석 이전부터 감지됐다. 충청지방통계청에 따르면 8월 대전 신선식품 물가는 지난 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9.1% 폭등했다. 호박은 7월보다 두 배(98.6%) 가까이 비싸졌고, 상추(59.3%), 열무(80.5%) 등의 가격이 크게 올랐다.

생산자물가지수 역시 석 달(9월 기준) 연속 상승했다. 긴 장마와 태풍 여파로 농산물 가격이 오른 게 주요인이었다. 한국은행이 내놓은 자료를 보면 8월 생산자물가지수 103.19(2015=100)로, 7월보다 0.5% 올랐다. 6월(전월 대비 기준)부터 3개월 연속 상승했다. 태풍과 역대 가장 긴 장마의 여파로 농산품이 16.0% 급등했다. 출하량이 대폭 줄어든 배추가 80.9%, 호박 172.6%, 사과 22.6% 급등했다.

하지만 유통업계는 명절 수요 증가로 뛰어오른 장바구니 물가가 다음 주부터 안정세에 접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배추의 경우 출하물량이 늘어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며 "명절 이후 가격이 보합 또는 하락세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내놓은 `주요 농산물 주간 거래 동향`을 보더라도 추석 이후 대부분 농산물 가격은 보합 또는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배추는 출하물량이 늘어 추석 이후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생산량은 35만 5000t으로 아직 평년(39만 4000t)에 미치지 못하지만, 수요가 늘어나는 김장철 전까지는 급격한 가격 오름세는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추석 전 출하량이 크게 늘어난 양파 가격도 당분간 `약보합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생활 물가의 또 다른 잣대인 기름 값도 하향 안정세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4일 대전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국 평균(1340.22원)보다 저렴한 ℓ당 1315.67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주(1325원) 대비 10여 원 떨어진 금액이다. 경유는 ℓ당 평균 1117.55원에 판매되고 있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국내 기름 값은 꾸준히 하향 곡선을 그릴 것으로 점쳐진다.

지역 유통업계 관계자는 "생산량 감소로 일시적으로 가격 강세를 보이는 양배추와 느타리버섯 등을 제외한 다수 신선식품은 다음 주부터 가격 안정세에 접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명절 이후 발표되는 통계청의 소비자물가 동향 추이에 따라 일부 품목의 경우 가격이 널뛸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고 덧붙였다.김용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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