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 1의 수명은 매우 짧았지만 역할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여러 사람들이 전기차가 사라지는 것을 아쉬워했고, 그중 전기공학자인 마틴 에버하드와 컴퓨터공학자인 마크 타페닝은 아쉬워하는데 그치지 않고, 2003년 전기차 제조회사 테슬라를 만듭니다. 그리고 엘런 머스크가 이 스타트업 기업에 대부분의 초기 자본을 지원해 주며, 대표이사가 됩니다. 이후 테슬라는 전기차 산업을 이끄는 세계적인 회사로 성장하고, 최근에는 기업 가치가 도요타를 제쳐 세계 1위 자동차 회사로 도약했습니다.
그런데 `니콜라스 테슬라`는 교류전기 기술을 이끈 발명가인데 왜 직류 배터리를 사용하는 전기차에 테슬라라는 이름을 붙인 것일까요? 창업 초기 테슬라가 개발한 자동차는 로드스터 형태의 스포츠카였습니다. 그래서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는 모터가 필요했는데, 직류모터는 그 성능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삼상교류모터가 그 성능을 만족시켜 이를 적용하고, 삼상교류모터를 개발한 테슬라의 이름을 따서 회사명을 정한 것이죠. 자신이 개발한 발명품 덕분에 19세기 말 에디슨과 경쟁했던 천재 과학자 테슬라가 21세기 초에 다시 주목받게 된 이유입니다.
한치환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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