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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포럼] 대덕연구단지와 과학기술

2020-09-29기사 편집 2020-09-29 07: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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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구정회 한국원자력연구원 핵주기환경연구소장

1987년 대전에서 생활하기 시작한 필자는 대덕연구단지와 대전 엑스포가 대전의 발전을 크게 이끌었다고 생각한다. 1980년대 중반 10여 개의 정부 출연연구기관들이 모여서 시작한 대덕연구단지는 대전 발전에 큰 원동력이 돼 왔다. 1987년 묘목 수준의 가느다란 나무에 불과했던 가로수들이 어느새 고가 크레인 차량을 이용해야만 가지치기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자랐다.

1993년에 대전엑스포를 개최하면서 새로이 도심이 된 둔산 신도시도 신도시라는 명칭이 어색해진 지 오래다. 그만큼 연구단지가 이제 자리를 잡은 것이다. 갑천이 유유히 흐르고, 우성이산도 있고, 자연풍광도 남부럽지 않게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 카이스트와 충남대학교 및 산학융합캠퍼스 등 많은 학교를 비롯해 대덕컨벤션센터와 호텔 등 국내 최고의 과학기술 도시로서 손색이 없다.

게다가 고속도로를 비롯한 교통망 및 KTX역, 고속터미널 등 대중교통 여건도 매우 우수하다. 필자가 일하고 있는 원자력연구원의 경우 북대전IC를 이용하면 경부고속도로와 10분 안에 연결되는 것은 물론 세종정부청사도 30분이면 도착한다. 이런 황금 같은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는 도시를 찾기 어려울 것이다.

요즘 대덕연구단지에는 기존의 정부 출연연구기관 외에도 많은 벤처기업들이 입주해있으며, 단지 외곽으로는 대전 제1·2 산업단지를 비롯해 대덕 테크노밸리 등의 산업체들이 좋은 지원환경을 구성하고 있다. 과거에는 실험장치를 만들려고 해도, 연구단지 인근에서 장치를 제작할 수 있는 업체를 찾는 것도 쉽지 않았는데 이제는 산업 인프라까지 매우 좋아진 상황이다.

현재 COVID-19로 인해 세계 경제가 휘청거리고, 우리나라의 경제상황도 좋지 않은 상황이다. 세계 경제의 리더가 되고자 애썼던 선배들의 노력으로 이룩한 오늘의 국가 경쟁력도 선진국의 견제와 개도국의 추격으로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어려운 현실은 우리에게 발상의 전환을 요구한다. 현재에 머무르지 않고 새롭게 도약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외치고 있다.

지금까지 각 연구기관은 독자적으로 연구를 해왔지만, 이제는 융합기술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시점이다. 다른 도시들이 새롭게 만들어가고 있는 산·학·연 복합단지 등에 비해 훨씬 더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는 만큼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대덕연구단지는 새로운 원동력을 창출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그런데 대덕연구단지 인근에 세종특별자치시가 자리 잡으면서 최근 세종시로 이사하는 젊은 인재들의 숫자가 제법 많아지고 있다. 대전시의 공동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필자는 대덕연구단지와 대전시가 익숙하고 훌륭한 도시라 생각하지만, 새로운 도시의 매력을 찾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다. 대덕연구단지가 세종시와 가깝다는 입지 조건이 이제는 대덕연구단지 종사자들을 비롯한 많은 대전시민들이 세종시로 이사 가게 만드는 위협이 되고 있는 셈이다.

이제 대덕연구단지를 비롯한 대전시는 젊은 세대를 붙잡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신경을 써야 할 때이다. 기성세대들의 안정적 주거환경도 중요하지만 나이 들어가는 도시가 되어서는 안 된다. 젊은이들이 모여드는 활력이 넘치는 도시로서의 매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계속 팽창해가는 세종시에 흡수되는 현상을 피하지 못할 것이다.

게다가 최근 급격한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세종시로 유출되는 인재들이 더욱 많아질 기세다. 세종시로 거처를 옮기려는 젊은 세대를 붙잡을 수 있는 어린이집과 공원 등의 지원 시설의 확충이 매우 중요하다. 이제는 대덕연구단지가 갖고 있는 장점을 활용해 젊은 세대들을 더 끌어들일 수 있는 새로운 매력을 만들어야 할 때다.

구정회 한국원자력연구원 핵주기환경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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