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수계 3개보(세종·공주·백제보)에 대한 처리방안이 윤곽을 드러냈다. 금강유역물관리위원회는 지난 25일 본회의를 열어 세종보는 해체, 공주보는 부분 해체, 백제보는 상시 개방으로 처리방안을 의결했다. 다만 해체 시기는 세종보의 경우 세종시 등이 추진하고 있는 자연성 회복 선도사업의 성과와 지역여건 등을 고려해 결정하기로 했다. 공주보 역시 다리 기능을 하는 구조물은 존치시키되 보 자체는 지역여건 등을 봐가면서 해체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해체 시기를 분명하게 정하지 않아 또 다른 논란을 이어지는 것이 아닌지 우려가 앞선다.

금강유역위의 결정사항은 국가물관리위원회로 넘어가 다음달 중 최종 처리방안이 확정될 예정이다. 국가물관리위는 금강유역위의 의견을 존중한다는 입장이어서 사실상 처리방안이 결정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금강유역위의 결정은 지난해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기획위원회가 발표한 보 처리방안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조사·평가위는 당시 세종보 완전 해체, 공주보 부분 해체, 백제보 상시 개방을 권고했다. 문제는 해체 시기가 특정되지 않아 논란을 부추긴다는 점이다. 세종보의 경우, 환경부와 세종시가 맺은 협약을 토대로 자연성 회복 사업을 추진하고 구체적 성과와 주민 공감대를 바탕으로 해체 시기를 결정한다고 했지만 그 시기가 언제가 될 것이냐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해당 지자체장이 누가 되느냐, 상황에 따라 눈치를 보면서 보 해체를 미룰 수 있다는 전망도 벌써 나오고 있다. 공주보의 운명 역시 세종보와 마찬가지다.

이러다보니 금강유역위의 결정은 4대강 사업을 적극 반대해온 환경단체 등과 이를 옹호하는 보수정당 등 양측으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다. 지역 환경단체들은 세종보는 자연성 회복의 상징이자 보 처리 결정의 지표라며 즉각적인 보 해체를 주장하고 있다. 반면 공주보 철거 저지운동을 펼쳐온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애초 정부가 부분해체라는 결론을 내려놓고 시험 개방, 완전 개방, 해체 순으로 가고 있다며 금강유역위의 결정을 비판하고 있다. 워낙 첨예한 사안이어서 금강유역위의 결정력에 한계가 있었겠지만 지역사회의 분란을 조장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음은 유감이다. 국가물관리위는 가급적이면 해체 시기에 대한 명확한 태도를 보여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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