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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일논단] '코로나 한가위'

2020-09-28기사 편집 2020-09-28 07: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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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강명식 푸른요양병원장
"선생님 왜 이런 게 들어있어요?" 스마트 폰의 파란 통화 버튼 속의 전화 수화기 모양을 보고 이상하다며 어린 아이가 딸에게 물어온 질문이다.

스마트 폰의 대중화로 요즘 각 가정에서 ☏ 이렇게 생긴 유선전화기를 거의 사용하지 않게 됐다. 아날로그 세대가 아닌 젊은 세대의 가정에선 이런 고전적으로 생긴 전화기를 사용하지 않을 뿐더러 아예 없다. 이제는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는 제품이 됐다. 그렇다보니 어린이들이 전화기를 마주할 기회가 거의 없게 됐다. 스마트 폰의 통화 아이콘이 초록바탕의 사각 박스에 수화기 모양의 그림이 들어있어 전화통화를 표시하고 있다. 하지만 전화 수화기를 보지 못한 어린이에게는 왜 그런 그림이 들어있고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니 질문한 것이란다. 기성세대에게 당연한 것이 그들에겐 알 수 없는 물체였던 것이다. 전화받는 모습을 나타내는 손 모양도 기성세대와 어린이들과 다르다는 사실을 얼마 전에 알게 됐다. 세상이 촌각으로 변하다 보니 생기는 세대 간 괴리감을 단적으로 보여준 예다. 기성세대들에겐 당연한 것들이 어린 세대에겐 매우 생소할 수 있고 반대로 어린세대에겐 당연한 것들이 기성세대에겐 너무나 생경한 것들도 수없이 많은 시대로 그만큼 사회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민족의 최대 명절인 한가위 추석이 다가온다. 기다렸던 명절이며 연휴지만, 요물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고향에 가거나 가족이 모이는 것이 제한된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필자가 지낸 수십 년간의 추석 중 처음 있는 일이다. 앞으로는 이런 사태가 당연한 일로 받아들여 질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불길한 예감이다. 우리는 현재 운송수단, 통신수단 등이 발전하여 먼 곳까지도 짧은 시간에 이동하며, 지구 반대편에 실시간으로 화상통화를 하는 최첨단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로 인해, 가서 직접 보고 싶은 부모님과 일가친척을 대면하지 못하는 '코로나 한가위'를 맞았다.

'한가위'는 '음력 8월 중 한가운데 큰 날'을 말하며, 결실의 계절인 '가을의 한가운데 큰 날'을 의미한다. 곡식과 과일이 무르익어 모든 것이 풍요로운 결실의 계절인 가을의 한가운데 큰 명절인 것이다. 이때, 일가친척 이웃이 모여 이를 감사히 여기며 서로 나누는 의미 있는 날이다. 그래서 한가위는 효, 사랑, 우애, 화합, 나눔을 실천하는 민족의 기일이기도 하다. 조상님들께 제를 올리고 성묘를 하며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햇곡식으로 송편 등의 음식을 장만하여 서로 나누는 매우 뜻 깊은 날이다. 고향의 화합과 나눔을 위한 여러 전통 놀이들도 있다. 강강술래, 줄다리기 등이 그것이고 가족 간에 즐길 수 있는 전통놀이들도 많다. 그런 놀이들은 대부분 지역의 주민과 가족의 화합과 나눔의 미풍양속이다. 하지만 요즘 그런 전통놀이를 즐기는 것은 고사하고 그 놀이를 하는 것 자체도 보기 힘들다. 급격한 핵가족화 이후 이런 우수한 민속놀이들은 사라져 가고 있으며 그렇다 보니 우리의 어린세대들에게 이런 놀이가 생소할 수밖에 없다. 이렇듯 여러 가지 이유로 한가위가 가지는 진정한 의미는 퇴색되어 단순한 연휴로 여겨진지도 오래다. 아이가 전화 수화기를 모르듯 안 보면 멀어지게 마련이라 그것에 '코비드19'로 인해 이동 제한이 있어 이러한 미풍양속이 더 멀어질까 걱정이다.

하지만 한가위의 큰 덕목인 효, 사랑, 화합, 정, 그리고 나눔의 실천이 잊혀선 안 될 일이다. 코로나바이러스 확장 억제를 위해 이동 및 집회를 가급적 자제해야 하는 '코로나한가위'라고해도 이런 미풍양속인 한가위의 진정한 의미가 더 퇴색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번 추석연휴엔 가서 직접 대면하여 만나지는 못하더라도 부모, 가까운 친척, 친구 및 지인들에게 진심을 담은 애정 어린 안부를 전해 더욱 훈훈한 한가위 되길 기대해 본다. 강명식 푸른요양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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