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제 석탄발전은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간주된다. 석탄은 식물의 유해가 지층에 덮여 토탄으로 부식되고 오랫동안 매몰돼 열과 압력을 받아 탄소와 수소, 황, 산소, 질소로 변화된 가연성 물질이다. 식물이 매몰될 때 식물이 살았던 지층의 흙도 같이 묻힌다. 타지 않는 이 흙이 바로 석탄재의 주성분이다. 흙이 주로 점토광물로 돼있으니 석탄재는 고온의 열을 받아 일부 용융된 광물의 집합체인 셈이다. 비록 검게 그을려 위험한 물질로 보이지만 의외로 석탄재 무게의 약 80%가 실리카와 알루미나이다. 10% 내외의 철을 제외하면 칼륨, 칼슘, 마그네슘 등은 아주 조금 존재한다. 이런 성분의 석탄재에 적당량의 알칼리와 물을 혼합하면 시멘트와 같이 단단하게 굳는 지오폴리머를 만들 수 있다. 지오폴리머는 1970년대 프랑스의 한 화학자가 낮은 온도와 짧은 반응시간에 만들어지는 알루미노규산염 물질을 지칭해 제안한 명칭이다. 지오폴리머를 골재와 혼합하면 콘크리트도 만들 수 있다. 사실 석탄재와 유사한 산업폐기물인 슬래그는 18세기부터 비슷한 방식으로 제조돼 대체 시멘트로 사용됐었다. 시멘트보다 짧은 시간에 더 높은 강도를 낼 수 있고 무엇보다도 열과 화염에 강해서 화재로 터져 무너지는 시멘트 콘크리트보다 안전하다.
석탄발전 기술의 혁신은 대기오염 물질을 줄일 수 있지만 석탄재의 발생량을 줄이지는 못한다. 피할 수 없다면 석탄재의 본질을 정확히 알고 새로운 물질로 재활용하는 것이 지속 가능한 발전으로 가는 길이다. 이수정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UST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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