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연, 타지역보다 매매가 고평가… 지역 부동산업계도 같은 생각

세종시 다정동 아파트 전경. 사진=대전일보 DB
세종시 다정동 아파트 전경. 사진=대전일보 DB
부동산 광풍이 부는 세종시 집값에 `거품`이 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일관된 부동산 안정화 정책이 요구된다.

24일 국토연구원이 2012년 1월부터 2020년 1월까지 전국 16개 시·도와 강남4구를 대상으로 아파트 가격을 분석한 결과 세종시와 강남4구·서울시에 가격 거품이 끼었음을 시사했다.

국토연은 이 기간 각 지역의 실거래가격지수와 한국감정원 중위가격자료를 활용해 시·도별 주택내재가치를 산정한 후 이를 바탕으로 내재가치 대비 매매가격비율을 들여다봤다.

그 결과 2019년 12월 `중위가격`을 기준으로 산정한 세종 지역 주택의 내재가치 대비 매매가격은 208.5%로 나타났다. 국토연이 평가한 주택 내재가치보다 2배 이상 가량 높은 가격이라는 뜻이다. 서울은 179.8%, 강남4구는 213.5%로 확인됐다. 같은 기간 6대 광역시 평균 내재가치 대비 매매가격비율이 131.1%, 8개 도 지역은 123.7%를 나타낸 점과 대비된다.

내재가치 대비 매매가격비율 상승률을 살펴보면 세종과 강남4구 등의 집값 거품이 최근 7년 새 더욱 커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2012년부터 2019년까지 7년간 내재가치 대비 매매가격비율 상승률은 세종 84.7%·서울 69.9%· 강남4구 103.5%로 각각 나타났다.

결국 세종과 서울·강남4구는 그 외 지역에 비해 내재가치 대비 주택가격이 50-80% 고평가 된 것으로 분석된다.

내재가치 산정 기준을 `실거래가격`으로 바꿔 분석해도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2012년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세종과 서울·강남4구의 내재가치 대비 매매가격비율은 지속 상승했으며 2017년 이후 그 폭이 더욱 확대됐다.

지난해 10월 기준 내재가치 대비 매매가격 비율이 서울은 193.3%, 강남4구는 174.2%로 파악됐다. 다만 세종의 실거래가격 기준 내재가치 대비 매매가격은 166%를 나타내 `가격 거품`인 것으로 분석되지는 않았으나, 국토연은 조사 자료에 세종시의 최근 상황이 반영되지 않은 점을 한계로 들었다. 최근 폭등하는 세종 주택 가격을 반영하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국토연구원은 세종과 서울, 강남4구가 타 지역에 비해 매매가격이 고평가 돼있어 주택가격에 거품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최진 연구원은 "코로나19 바이러스 이후 실물경기와 자산시장 간 온도차가 커지는 상황이다. 가격거품이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클 수 있다"며 "정부는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하기 위한 정책을 일관성 있게 시행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지역 부동산 업계 또한 세종시 주택 가격에 거품이 끼어 있다고 입을 모았다. 광역교통망 구축 등 지역 호재에 이어 정치권에서 `행정수도 완성론`까지 연일 거론돼 시민의 기대감을 높였다는 것이다. 또 지역 발달 둔화세에 따라 거품이 일순간에 꺼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역의 한 공인중개사는 "각종 매체에서 지역 호재를 연일 보도해 세종시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이 형성됐다. 이 같은 기대감이 지역 주택 가격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며 "업계에서는 실제 가격에 비해 2배 넘게 거품이 낀 것으로 보고있다"고 귀띔했다. 천재상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내재가치 대비 매매가격비율(중위가격 기준) 자료=국토연구원
내재가치 대비 매매가격비율(중위가격 기준) 자료=국토연구원

천재상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