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직에서 물러나는 심상정 정의당 대표 24일 "그동안 높은 산 꼭대기에 홀로 서 있는 사람이라고 느낄 때가 많았다. 책임져야 할 무게도 가볍지 않았다"고 소회를 밝혔다.

심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퇴임 기자회견을 열고 "14개월간 맡아온 당대표직을 마무리한다"면서 "빠르면 3일 후가 될 것이고, 당대표 선거가 결선으로 가면 10월 9일 까지가 제 임기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정의당은 시대정신의 선두에 서 있는 정당으로 늘 한발 앞서 한국사회의 변화 방향을 지목해왔다"며 "저는 임기 동안 미래정치 주체로서 청년정치 도약대를 만들고 기후위기 극복 선도정당으로서 비전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혼신의 힘을 쏟아 부어 이뤄낸 개정선거법은 실현되지 못했다"며 "개혁공조로 천신만고 끝에 일군 제도적 성과가 기득권 공조에 의해 유린된 과정은 우리 민주주의 역사에 뼈아픈 오점으로 남을 것"라고 강조했다.

차기 대권 출마 등 향후 행보에 대해서는 "대표직을 잘 물려주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며 말을 아꼈다.

또 진보진영의 대표주자가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기우라고 생각한다. 봄에 씨를 뿌려서 봄에 수확할 수는 없다"며 "그러나 우리는 많은 씨앗을 뿌리고 있다. 재난 시대를 헤쳐나갈 그런 청년 정치인 풀을 만들고 있고 그 어느 정당보다도 재난 시대를 극복할 비전을 갖추고 있다"고 답했다. 아쉬운 점으로는 의석수 부족으로 대표 임기 동안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지 못했다는 점을 꼽았다.

아울러 심 대표는 "지난 20대 국회에서 민주당과의 개혁 공조는 불행한 기억밖에 없다"며 향후 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이어 "문재인 정부는 촛불정부"라며 "문 정부에게 가장 기대했던 것이 결국 내 삶을 바꾸는 나라였는데 국민의 삶이 더 나빠지고 있다는 것을 유념해주길 바란다"고도 언급했다.

여기에 차기 지도부를 향해서는 "거대양당과 차별화된 세대연대의 팀 정의당을 완성해나가는 역할을 훌륭히 수행해주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2015-2017년 정의당 대표를 지낸 심 대표는 지난해 7월 거대 양당 구조의 타파를 앞세워 2년 만에 당직에 복귀했지만, 지난 21대 총선 결과에 책임지고 조기 사퇴 입장을 밝혔다. 정의당은 21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과 연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관철하며 교섭단체(20석) 구성을 목표로 삼았지만, 비례 위성정당 출현으로 현상 유지인 6석 확보에 그쳤다.박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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