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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탈당·제명을 면죄부라 생각하면 큰 오산

2020-09-23기사 편집 2020-09-23 18:2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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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감기관으로부터 수천억원대 공사를 특혜 수주한 의혹을 받고 있는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이 어제 전격적으로 탈당을 선언했다. 자신은 아무런 잘못이 없지만 이해충돌 논란이 당에 누를 끼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는 만큼 자진 탈당함으로써 그 고리를 잘라내겠다는 판단인 것 같다. 그는 회견을 통해 어떤 부정청탁이나 이해충돌 행위는 없었고, 무소속으로 남아 부당한 정치공세에 맞서 결백을 증명하겠다고 했다. 과연 그에게 쏠린 의혹이 사실무근인지 알 수 없지만 탈당이라는 '정치적 행위'로 인해 이번 사태가 무마되거나 잠잠해져서는 안 될 것이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재산신고 누락과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은 김홍걸 의원을 제명했고, 정의기억연대 후원금 유용 의혹 등의 혐의로 기소된 윤미향 의원에 대해서는 당원권을 정지했다. 대량해고 사태가 벌어진 이스타항공의 창업주 이상직 의원에 대해서는 윤리감찰단의 조사가 끝나면 처리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한다. 그 어느 때보다 공정과 정의가 시대적 화두로 등장한 상황에서 국민의 눈총을 받는 의원들을 끌어안고 가는 정치적 부담을 덜어내려는 고육책으로 읽힌다.

문제는 앞서 거론한 의원뿐만 아니라 국민 눈높이에 이르지 못하는 의원들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민주당이나 국민의힘을 막론하고 재산신고 누락이나 부동산 투기 의혹, 이해충돌과 관련해 시비의 대상이 되는 이들이 부지기수다. 하지만 초록은 동색이라고 정치권의 처리방식은 공식화돼 있다. 여론이 잠잠해지면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느냐는 듯 행동한다는 것이다. 정치권 일각에서 이해충돌과 관련해 국회의원 전체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지만 정치적 수사에 그칠 공산이 크다. 정치권의 의지가 워낙 박약하다 보니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봐도 무방할 듯하다.

국회의원이 소속정당에 몸을 담기가 어렵게 됐다는 것은 국민의 대표 자격에 커다란 하자가 발생했음을 뜻한다. 실체적 진실을 가릴 사법적 판단과는 무관하게 정치적으로 먼저 책임을 지겠다는 행위가 제명이요, 탈당이다. 하지만 이는 해당 의원과 소속 정당에겐 타격이지만 종종 정치적 면죄부로도 활용된다는 점에서 국민의 시선은 곱지 않다. 문제가 불거진 뒤 법석을 떨기보다 공천 과정부터 치밀한 검증이 이뤄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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