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일보 로고

[기고] 사람과 도시, 지구를 생각하는 물 관리

2020-09-24기사 편집 2020-09-24 07:05:26     

대전일보 > 오피니언 > 기고

  • 페이스북
  • 구글 플러스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블로그
  • 네이버밴드
  • 핀터레스트
  • 기사URL 복사

첨부사진1오영민 금강유역환경청 유역관리국장

인간 정주조건을 판단하는 많은 요소 중 1요소는 물이다. 다행히 지금 지구는 인간이 아는 행성 중 가장 물이 많다. 지구 지표면의 71%가 물이다. 인간생활에서 물이 갖는 절대성으로 고대에는 물 가까이 문명이 발달했다. 그러나 하천 근처 마을은 물을 마음대로 쓸 수 있었지만, 하천범람의 두려움도 가까이 있었다.

그러다가 로마시대에 도수로가 만들어지면서 물에서 너무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딱 적당한 땅에 도시가 융성하기 시작한다. 여러 기록에 따르면 당시 로마에 100만 명이 살았다고 추정하니 오늘의 웬만한 도시에 비견할 만하다.

우리나라도 한양이 배산임수 천혜의 조건을 가진 도시였지만, 조선왕조실록에 보면 당시 개천이라 불리던 지금의 청계천 범람으로 인근 백성들이 비가 많이 올 때마다 수해를 입어 고생을 했다는 기록이 있다. 태종 이방원은 청계천을 중랑천까지 잇는 물길을 만들고 다시 한강 본류로 이어지게 해 범람피해를 줄이는 도시계획을 실행했다.

그런데 오늘날은 지금까지 물 관리에서 하나 더 고려해야 하는 것이 있는데 바로 기후변화다. 그동안 IPCC에 제출된 여러 시나리오에 따르면 지구가 수용하는 이산화탄소량은 크게 변화하지 않고, 발생량은 지금의 속도로 늘어나는 경우 2100년까지 이산화탄소 농도가 약 540-970ppm 증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산업화 이전 평균수치인 280ppm의 2-4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 경우 지구 온도는 약 2-6도까지 상승할 수 있다. 복사 강제력 상승으로 인한 지구 온도변화로 극단적인 강우 패턴이 더 잦아질 수 있다. 환경부는 '기후변화로 인한 장래 강수량과 홍수량 증가 정도' 예측에서 우선 강수량은 21세기 초반(2011-2040년)과 중반(2041-2070년), 후반(2071-2100년)에 각각 3.7%, 9.2%, 17.7% 늘어날 수 있고, 최대 41.3%까지 증가하는 연도도 21세기 후반에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물 가까이 사는 사람들의 생활이 안전한지 우리의 물 그릇 관리는 적절한지 다시 점검해야 한다. 물은 흐르고 있는 한 누구의 소유물도 아니다. 그러나 그 물이 흐르는 하천과 댐 등 물 그릇 주변의 땅은 소유자가 존재한다. 땅의 소유자들은 개인 재산권 행사의 상당부분을 제한 받게 된다.

금강수계의 경우 하류지역 주민이 물 이용부담금을 내어, 매년 1400억 원 내외 규모의 금강수계기금을 운용한다. 2002년 수계기금 설치이후 대부분이 바로 재산권 행사에 제한을 받는 상류주민들에게 돌아가도록 쓰이고 있다. 하지만 기금지원만으로는 사람들의 불편과 불이익을 상쇄하지 못할 수 있다.

금강 주변에 터를 잡고 사는 모든 이해관계자들은 금강의 풍부하고 깨끗한 물을 함께 만들어가는 정책 파트너들이다. 물 관리 협치가 중요한 이유다. 금강 수계 정책 전반에 걸쳐 상류와 하류, 수요자와 공급자 모두가 어우러지는 물 관리를 위한 연대와 협치의 거버넌스가 더 공고해야 한다.

지금의 물 관리는 사회변화와 기술변화와 함께 발전해온 결과물이다. 오랫동안 인간과 도시의 발달은 물의 이용과 함께했다. 오늘날 우리는 정수처리와 하수처리에 대한 기법이 고도화되고, 하천관리에 대한 토목기술이 함께 발전하면서 물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물의 혜택은 충분히 누릴 수 있게 됐다.

뜨거워지는 지구와 오랫동안 강 주변에서 살아온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수량과 수질에 대한 과학적 통계적 접근에 더해 사람과 도시, 그리고 지구를 생각하는 물 관리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할 때다.

오영민 금강유역환경청 유역관리국장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