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원내대표 [사진= 연합뉴스]
주호영 원내대표 [사진= 연합뉴스]
여야는 23일 일부 보수 성향 단체들이 예고하고 있는 개천절 집회의 적합성을 두고 날선 신경전을 벌였다. 특히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우려, 대규모 집회를 자제해야 된다는 정치권 안팎의 분위기와 달리 국민의힘 내부에서 집회를 옹호하는 듯한 목소리가 흘러나오면서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개천절 집회를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하자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방역과 교통에 방해가 안 된다면 헌법상 권리"라고 재차 언급했다.

주 원내대표는 드라이브 스루 집회와 관련, `그 사람들의 권리`라고 한 전날 발언을 놓고 여권의 비판이 제기되자 기자들과 만나 "교통법규에 위반되지 않고 방역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면 무엇으로 막을 수 있느냐"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민주당에서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은 정권 비판이 두려운 것이고 입을 틀어막으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개천절 집회를 미뤄달라고 호소한 데 대해서는 "전체가 빽빽하게 모여서 코로나19 방역에 방해되는 것을 걱정한 것"이라며 "정치적 주장을 하지 말라고까지 요구하거나 강요할 권리는 아무에게도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 같은 당 성일종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방역에 큰 방해가 안 된다면 국민의 의사표시까지 막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라며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집회를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에 민주당은 드라이브 스루 집회 주장을 사실상 두둔하고 나선 국민의힘의 태도에 대해 거세게 비판했다. 특히 `교통과 방역에 방해되지 않는다면 그 사람들의 권리 아니겠나`는 전날 주 원내대표의 발언에 초점이 맞춰졌다.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구두 논평을 통해 "국민의힘 김진태, 민경욱 전 의원에 이어 지도부까지 나서서 사실상 개천절 집회를 두둔하는 발언을 하는 모습이 마치 방역 방해를 위한 경연단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집회 강행으로 코로나19 재확산이라는 국민 우려가 현실화한다면 국민의힘이 모든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우원식 의원은 SNS를 통해 "8·15 집회 때문에 온 국민이 얼마나 큰 희생을 치렀느냐. 지난 한 달간 국민이 얼마나 피폐하게 살았느냐"며 "국민의 눈물과 혈세를 쥐어짜 놓고 `극우세력의 집회 권리`가 정치하는 사람 입에서 나올 수 있는 말이냐"고 지적했다.

김종민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코로나 부흥 세력과 합작해 수도 서울을 코로나, 교통대란으로 마비시키겠다는 비이성적 발상"이라며 "국민의힘은 일상을 반납하고 코로나와 싸우는 국민과 함께할지, 공동체의 안전을 흔드는 코로나 확산 세력과 함께할지 결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2일 일부 단체가 개천절을 맞아 대규모 도심집회를 예고한데 대해 "우리 사회를 또다시 위험에 빠트린다면 어떤 관용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며 강력 경고했다.박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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