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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욱하는 감정 규칙적 명상 효과적

2020-09-22기사 편집 2020-09-22 16:32:33      정성직 기자 noa8585@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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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시대 '화' 다스리기
힘든 시기 수용하고 이해하려는 노력 중요
자신의 감정을 전환하는 방법 익혀야

첨부사진1[사진=게티이미지뱅크]

결혼식을 앞둔 예비신부 A씨는 요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됨에 따라 코앞에 둔 결혼식을 또 연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2월 이미 한차례 연기했지만, 9월 결혼식마저 또 다시 연기해야 하는 A씨. 실망도 크고, 금전적인 손해도 많다보니 시도 때도 없이 울화가 밀려오면서 신경질적이고 예민해져 간다. 하소연할 곳도 없어 속으로만 삭여 왔는데 설상가상 얼마 전부터 속이 메스껍고 가슴이 답답한 몸의 변화가 왔다.

A씨에게 찾아온 울분 혹은 화병은 특징적으로 스트레스 경험을 통해 그 일이 부당하게 느껴지고 이로 인해 억울한 감정이 생기며, 그 경험을 떠올릴 때마다 울분, 분노, 무기력감을 느낄 수 있다. 요즘처럼 코로나19로 인해 경제적인 어려움에 빠지거나 일상생활에 큰 변화가 닥치면서 당연히 이러한 감정이 나타날 수 있다. 어렵고 불리한 환경 속에서 어떻게 마음속 '화'와 '울분'을 다스릴 수 있을지 대전을지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윤지애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위계질서를 미덕으로 여기는 우리 사회에서는 직장상사나 동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나 자신의 의견을 명확히 피력하지 못하는 일이 많고, 심지어 가까운 가족들에게조차도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지 못해 혼자서 끙끙 앓고 쌓아두는 경우가 많다.

코로나19사태가 장기화로 이어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는데, 계속되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출, 취미활동, 여행, 모임 등 당연했던 일상생활들이 제약을 받으면서 답답하고 불안한 마음을 해소할 길이 없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내 뜻대로 되는 것이 없고, 화가 나도 불만을 표출하지 못하며 감정을 억압하고 억제하다보면 당연히 울분과 화가 날 수밖에 없다.

이럴 때에는 몸과 마음이 모두 힘들어 지는 것은 당연한 반응이다. 대부분이 사소한 일에도 짜증과 신경질을 내는 등 예민한 상태가 지속되고, 분노와 화를 참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억울함과 분한 감정을 자주 느끼며 공격적인 성향이 매우 강해진다. 이 외에도 불안함과 초조함으로 불면증을 겪게 되기도 하고, 이유 없는 한숨이 늘고 우울감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신체적인 증상으로는 온 몸에 열이 나고 얼굴이 화끈거리며, 목이나 가슴이 답답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간혹 속이 쓰리며 메스꺼움을 느끼고, 이로 인해 식욕 장애나 소화 장애를 겪기도 한다. 심하게는 만성적인 분노로 인한 고혈압이나 중풍 등의 심혈관계 질환의 발병 혹은 악화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자율신경계 중 교감신경의 흥분으로 스트레스 호르몬이 지나치게 많이 분비되면서 마음의 불편이 신체적인 증상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화병이나 울분은 '적응장애' 혹은 불안이나 우울장애의 진단 하에 항우울제나 항불안제와 같은 정신과적 약물 및 정신 치료를 하는 것이 통상적인 치료이다. 스스로 혹은 가족의 도움으로도 해결하기 쉽지 않은 경우 정신과 전문의의 도움을 받는 것이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이다.

울분이 있을 때에는 그 일을 되돌리거나 되갚아주지 않으면 풀리지 않을 것 같은 마음이 들어 감정의 해소가 어렵다. 울분의 감정은 내 편에 서서 나를 지지해주는 사람들과 대화하고 위로를 받는 것이 매우 도움이 된다. 한편으론 스트레스 경험에서 벗어나 주의를 끌만한 다른 재미에 집중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현재의 코로나19시대에 행하는 것은 매우 어려워 보인다.

수용하고 용서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이는 말처럼 쉽지 않다. 그럴 땐 나의 주의를 스트레스 경험에 몰입하는 것에서 다른 것으로 옮겨 놓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이 개념을 가장 잘 담아내고 있는 것이 명상이다. 명상은 내 주의를 한 곳으로 모아 여러 감정과 생각으로부터 나를 잠시 떼어놓을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명상은 수련된 사람만 할 수 있는 그런 어려운 작업이 아니다. 그저 내 호흡, 혹은 내 몸에 온전히 주의를 기울이거나, 생활 속 활동, 예를 들어 설거지를 하거나 양치질을 할 때 그 행위에 온전히 집중해보는 것도 명상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스트레스 사건에만 몰입해 있어 괴로워하고 있다가도 잠시 멈추고는 "나도 명상이나 해볼까?"라는 생각을 했다면 그것부터가 벌써 명상을 시작한 것이다.

윤지애 교수는 "행동의 범위가 제한돼 있는 코로나19시대에서의 스트레스 해소 방법은 코로나 이전의 방식과는 분명 달라질 것"이라며 "현재의 상황에 대해 수용하고 이해하고, 지금 상황에 적합한 방식으로 바꾸어 적응해야 하는 것이 우리의 큰 숙제"라고 말했다. 정성직 기자·도움말=윤지애 대전을지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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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2윤지애 대전을지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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