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3부 김용언 기자
취재3부 김용언 기자
코로나19는 일상을 송두리째 바꿨다. 공기가 아무리 좋아도 마스크를 한다. 마스크가 귀해져서 줄을 서서 사게 될 줄도 몰랐다. 볕이 따뜻해지는 3월. 학교 문턱을 넘어섰어야 할 학생들은 새 친구 대신 원격수업이 익숙해졌다. 마스크를 벗고 편하게 숨쉬는 날이 올 것이란 기대는 이제 접었다. 미증유의 코로나19 위기가 소상공인을 덮친 지 반년이 훌쩍 넘었다.

치킨집 사장은 배달 대행 수수료를 아끼려고 오토바이에 몸을 실었고, 기합소리로 가득 차던 동네 태권도 학원 관장은 야간 택배 아르바이트를 했다. 예상대로 상반기 소상공인·자영업계는 쑥대밭이 됐다. 덩치 큰 대기업도 휘청거리는 마당에 동네 사장들의 타격은 오죽했을까.

힘들게 모아온 적금 통장을 깨고 은행 대출 창구를 두드렸다. 당장 생계가 막막한데 코로나 충격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언젠가는 코로나19 충격이 걷혀진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고진감래가 진부하게 느껴질 뿐이다. 이런 와중에 정부가 소상공인을 포함해 경제적 타격을 입은 국민들을 위해 곳간을 다시 열기로 했다. 추석 연휴 전 `현금 지원` 카드를 들고 나선 것이다. 소상공인들에게는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이다.

시계바늘을 1차 재난지원금이 지급된 5월로 돌려본다. 당시에도 고진감래가 인용됐다. 쓴 고통이 다하면 단 것이 온다 했지만 반추해보면 `희망고문`이었다. 1분기부터 어려움 속에서도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버틸 수 있었던 건 정부의 고용유지지원, 금융 지원 덕분도 있겠지만, 한편에는 동네 자영업자들을 향한 뜨거운 응원이었는지 모른다.

희망이라는 밑거름에 언젠가 다시 치고 올라갈 수 있는 믿음. 많은 소상공인들이 긴 터널 속에서도 사회와 손절 하지 못하는 이유다. 세상에 확실성은 없기 때문에 가능성은 언제나 양면을 가진다. 기상청 일기예보를 불신하며 내뱉는 `또 속냐`는 말처럼.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는 다시 한번 속을 각오를 할지 모른다. 코로나19가 또 다시 이들을 속일지라도, 소비자인 우리는 열심히 `구매 풀무질`을 하면서 응원하면 된다.

취재3부 김용언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용언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