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독감 동시유행 차단 구상에도 제동

22일 세종지역 한 병원에서 독감접종 중단을 알리는 안내문을 붙이는 모습. 사진=연합
22일 세종지역 한 병원에서 독감접종 중단을 알리는 안내문을 붙이는 모습. 사진=연합
13-18세를 대상으로 시작하기로 한 독감 무료접종이 전격 중단되면서 방역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2일 긴급브리핑을 통해 "인플루엔자 조달 계약 업체의 유통 과정에서 문제점을 발견해 국가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일시 중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파악된 이유는 백신을 배송하는 과정에서 냉장 온도가 제대로 유지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 청장은 "조달 계약업체의 유통 과정에서 백신 냉장온도 유지 등의 부적절 사례가 어제 오후에 신고됐다"며 "현재 문제가 제기된 백신은 유통하는 과정상의 문제 즉, 냉장 온도 유지에 문제가 있다고 제기된 것으로 제조상의 문제 또는 제조사의 백신 생산상의 문제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의 조달계약을 통해 1259만 도즈(1회 접종분) 정도를 도매상을 거쳐 의료기관에 공급하는 방식"이라면서 "약 500만 도즈 정도가 공급되었지만 아직까지 접종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정부는 문제가 된 물량에 대한 최종 품질 검사를 통해 안전성을 확인한 후 백신 접종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담당부처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안전성 검증에 약 2주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추산했다.

문제는 이 같은 결정이 코로나19 여파와 맞물려 방역시기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다.

정부와 국내 백신 제조업계는 연내 백신 추가 공급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백신 공급량이나 무료 접종량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에 보건당국은 약 500만 명분 외 물리적으로 추가 생산하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국내 백신 제조업체들 또한 독감 백신 생산 일정과 해외 수출 물량 준비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까지 정부가 밝힌 국내 독감 백신 공급량은 2950만 명 분으로 전 국민 인구로 따지면 절반(57%)을 조금 웃도는 수치다. 무료 접종 대상은 생후 6개월-만 18세 소아와 청소년, 임산부, 만 62세 이상 어르신 등 1900만 명이다.

약 2주간 접종이 중단된데다 추가 생산을 하기위한 시간도 촉박하다. 백신을 생산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최소 3개월에서 6개월이 걸리기 때문이다. 백신접종 후 항체가 형성되는 시간도 2주 또는 한 달 정도가 소요된다.

식약처가 문제가 발생한 독감 백신의 제품 안전성 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이상이 없다고 판단되면 해당 백신은 해당 백신은 예정대로 각 의료기관에 순차 공급된다. 이로 인해 예방접종 일정은 최소 2주에서 한달 여까지도 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정부는 이번 사태의 원인과 유통과정의 문제, 특히 백신 품질의 이상 유무에 대한 긴급 조사에 착수했다. 경우에 따라 백신의 품질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면, 해당 백신들은 전량 폐기조치되는 등 최악의 사태로 치달을 수 있다. 이로 인해 일선 의료기관들도 접종을 마친 사람과 접종재개 시기를 묻는 전화가 폭주하는 등 혼선을 빚고 있다. 장중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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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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