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로 일상생활 제약되며 우울증 겪는 환자 증가세

[그래픽=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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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이로 인한 우울증을 겪는 국민들이 10명 중 7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감에 더해 신체적으로도 이상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 만큼 개인위생 뿐만 아니라 정신건강 관리도 중요한 시기가 됐다.

21일 취업포털 인크루트와 알바콜에 따르면 지난 4월, 6월, 9월에 전국 성인남녀 5256명(누적 조사대상)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코로나 우울을 경험했다는 응답이 4월 54.7%에서 6월 69.2%, 9월 71.6%로 늘었다.

100점 만점으로 우울감 정도를 조사한 평균 점수 또한 4월 49.1점에서 6월 53.3점, 9월 67.2점으로 증가했다. 코로나 우울의 원인과 증상도 4월 조사에서는 `외출 자제로 인한 답답함 및 지루함`(22.9%)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지만 6월엔 `일자리 감소·채용 중단 등으로 인한 불안감`(16.5%), 이달 조사에서는 `무기력함`(16.2%), `사회적 관계 결여에서 오는 우울감`(14.5%)을 꼽았다.

코로나 우울 증상을 겪는 국민들이 증가세를 보이는 가운데 의료계는 이러한 우울감은 정신 뿐만 아니라 몸 건강도 해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목이나 가슴이 답답한 증상부터 심하게는 만성적인 분노로 인한 고혈압이나 중풍 등의 심혈관계 질환의 발병 혹은 악화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윤지애 대전을지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는데, 계속되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취미활동 등 당연했던 일상생활이 제약을 받으면서 답답하고 불안한 마음을 해소할 길도 없어졌다"며 "이러한 환경 속에서 내 뜻대로 되는 것이 없고, 화가 나도 불만을 표출하지 못하며 감정을 억압하고 억제하다 보면 당연히 울분과 화가 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신과적 약물 및 정신 치료를 하는 것이 통상적인 치료지만, 나의 주의를 스트레스 경험에 몰입하는 것에서 다른 것으로 옮겨 놓는 것도 효과적일 수 있다"며 "이 개념을 가장 잘 담아내고 있는 것이 명상이다. 명상은 내 주의를 한곳으로 모아 여러 감정과 생각으로부터 나를 잠시 떼어놓을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김승준 건양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본인 스스로 우울증이 왔다는 사실을 모르거나, 알면서도 주변의 시선 때문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며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의 관심도 중요하지만, 본인이 우울증이 생겼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상담을 통해 치료를 받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성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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