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연원장 출신 신용현 전 의원 '쓴소리'
"위기의식·치열함 부족…국민 신뢰 잃어"

"공무원들은 자기들도 철밥통이지만, 정부 출연 연구기관(출연연)을 자기들보다 더한 철밥통이라고 생각한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장을 역임한 신용현 전 국회의원이 정부 출연연에 대해 쓴 소리를 냈다. 신 의원은 21일 대전 계룡스파텔에서 열린 고경력과학기술인 정책토론회에 주제발표자로 참석해 출연연의 현주소와 과제를 소개했다.

그는 우선 출연연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전하면서 변화와 혁신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출연연은 위기의식과 치열함이 부족하고 세금으로 이뤄진 연구비 사용에 무감각하고 무책임하다는 (대중의) 인식이 많아지고 있다"며 "연구개발 예산 투자 만큼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는 의심도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는 일은 별로 없는데 월급은 많이 받고 정년까지 퇴출당 할 일도 없는 출연연에 대해 분개하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가령 출연연에선 0.4%를 0.2%로 줄이는 것을 연구 목표로 잡지만, 민간기업에선 0.4%를 0.04% 또는 0.02%로 줄이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출연연이 사회 참여 의식이나 상생 정신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미세먼지나 코로나 바이러스 등 현 사회 이슈에 대해 기민하게 반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출연연이 외부 여건에 대한 불만이 높은 반면, 자성이나 개선 노력이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중소기업에선 자기들은 1년을 생각하고 고심해도 구입하는 데 망설여지는 연구장비가 출연연에 널부러진 채 관리도 안 되고 있는 데 분개한다"며 "자기들은 그 장비 하나만 있어도 많은 연구를 할 수 있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출연연의 비전과 역할을 명확히 수립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내부 구성원들과의 소통과 공유가 전제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더불어 출연연의 최대 장점인 조직력을 활용해 연구 과정의 수월성을 확보하는 한편, 최고 수준의 연구팀을 육성하고 `스타 과학자`도 배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정행위에 대한 강력한 조치로 연구윤리를 더 철저하게 준수해야 한다고도 역설했다. 이밖에 정부와 출연연, 출연연과 연구자 간 관계 개선과 신뢰 쌓기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한편 고경력 과학기술인들로 이뤄진 과학기술연우연합회가 주최한 이날 정책토론회는 신 전 의원의 주제발표에 이어 원로 과학자들이 정부 출연연의 미래에 대해 논의했다. 장진웅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장진웅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