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항암 및 표적치료로 전이암까지 소멸 '기적'

건양대병원 최종권<사진> 혈액종양내과 교수가 1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은 러시아 말기 암 환자 치료에 성공했다.

21일 건양대병원에 따르면 최 교수는 1년 전 자국에서 폐암 진단을 받고 치료를 위해 한국을 찾은 러시아 국적의 자이로바(48) 씨에게 면역항암치료와 표적치료를 통해 전이된 암까지 완전히 소멸시켰다.

자이로바 씨는 서울에 있는 병원에서 "암이 급속도로 진행돼 폐뿐 아니라 뇌까지 전이돼 길어야 1개월 정도밖에 살 수 없다"는 말을 들었지만 최 교수를 만나 건강을 되찾았다.

최 교수는 "환자의 여러 가지 검사 영상을 확인한 결과, 10여 개가 넘는 암 덩어리들이 뇌 속 군데군데를 차지하고 있었다"며 "서울에서 치료를 포기했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쉽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최 교수는 환자에게 삶의 희망을 놓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할 것을 권유했다. 말기 암 환자라도 치료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흔치는 않지만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나는 경우를 임상경험을 통해 봤기 때문이다.

최 교수는 환자의 면역체계를 활성화시켜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면역항암요법`과 암세포만을 정밀타격하는 `표적항암치료`를 병행하는 치료를 시행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암 세포가 치료에 반응을 보이기 시작하더니 뇌와 폐에 있던 종양들이 10개월에 걸쳐 모두 사라진 것이다.

자이로바 씨는 치료를 마친 후 최근 러시아로 돌아갔지만, 최 교수는 자이로바 씨를 담당하는 러시아 현지 의사와 소통하며 지속적으로 환자관리를 해주고 있다.

자이로바 씨는 "절망적인 시한부 삶에서 벗어나 정기적인 검사를 받으며 건강을 챙기고 있다"며 "대전 의료진들의 뛰어난 의술과 친절함을 제 주변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말기 암 환자에게 완치를 기대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의료진은 최적의 치료법을 찾아보고 환자 역시 삶에 대한 강한 의지가 있다면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전했다. 정성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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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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