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연과 물리적 통합보단 기능적 연계가 바람직"
과학계 일각, 비효율적 운영·졸속 추진 지적 여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가 한국바이러스기초연구소(바이러스연)와 국립감염병연구소(감염연)와의 일원화 목소리에 "물리적인 기관 통합보다는 기능적 연계가 바람직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두 기관 간 유사 기능에 따른 비효율적 운영이란 과학계 지적에 애초 계획대로 추진할 것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과기정통부는 최근 설명자료를 통해 "바이러스연은 공통 기초연구에 특화하고 감염연은 방역현장 수요를 반영한 응용·임산 연구 중심으로 수행하되 상호 연구협력을 강화하기로 조율했다"고 소개했다. 특히 과기정통부는 "두 연구소는 역량과 장점 측면에서 서로 차이가 있어, 바이러스 감염병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을 위해선 모두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과기정통부는 "연구기관 특성에 맞게 국내 부족 분야를 각각 보강하면서도 긴밀한 상호 연구 협력 체계를 구축해 신병종 바이러스 감염병의 대응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과학계 일각에선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을 대비한 바이러스연 설립 취지엔 공감하면서도 감염연과의 통합과 함께 추진 속도와 방향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계속되고 있다.

정부출연연구기관 한 관계자는 "한쪽은 기초 연구, 다른 한쪽은 응용 개발이 방점인데, 세계적으로 바이러스에 관한 기초·응용 연구를 기관별로 나눠 하는 곳은 찾기 어렵다"며 "바이러스 연구는 융복합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분야"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공론화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감염병 연구를 기초와 응용으로 억지로 나누는 것은 부처별 이기주의로도 비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과학계 한 인사는 "급할수록 더 천천히 냉정하게 체계를 잡아 추진해야 세금이 제대로 투입되고 낭비되지 않을 것"이라며 "이미 바이러스 분야 연구 능력이 검증된 질병관리청 내에 연구기관을 두고 최소 4-5년 운영을 통해 가장 적합한 모델을 만든 뒤 바이러스연으로 독립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내년 하반기 출범을 목표로 하는 바이러스연은 현재 과기정통부 직할 기초과학연구원(IBS) 산하 연구소(연구단 2-3개 규모)로 설립 추진 중이다. 감염연은 지난 12일 질병관리청 승격과 함께 공식 출범한 상태다.장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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