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름 `스티븐 유`, 한국 이름 유승준이다. 댄스가수였던 그는 1990대 후반 연이은 히트곡으로 톱스타 대접을 받았다. 무엇보다 그가 `아름다운 청년`이란 별칭을 얻으면서 대중에게 바른 이미지로 각인 될 수 있었던 건 다름 아닌 병역 문제였다. 미국 영주권자인 그가 `병역을 반드시 마치겠다`고 대중과 약속을 했고, 그런 그에게 대중은 매료됐다.

그러나 우리가 알고 있는 대로 그는 2002년 1월 미국 시민권을 취득, 한국 국적을 포기했다. 병역 기피를 위해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는 논란이 일면서 그에 대한 비난이 집중됐다. 끝내 그는 병역기피자라는 주홍글씨가 찍혀 아직까지 국내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고 있다.

유력 대선 후보였던 한 후보는 아들의 병역 기피 의혹이 불거지면서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그것도 두 번씩이나. 낙선의 이유를 오롯이 아들의 병역 기피 문제로 찾는 것이 다소 무리일 수 있지만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만은 부인할 수 없다.

국방의 의무만큼 어떠한 꼼수나 특권이 용납되지 않는 게 국민감정이다. 누군가는 병역을 국민의 역린이라고 했다. 그만큼 공인들에게 병역 문제는 무덤과도 같은 존재다.

논란이 되고 있는 추미애 법무장관의 아들 군 복무 특혜 문제도 이러한 국민감정의 연장선이다. 정치권도 이런 사회적 분위기를 잘 알기에 정쟁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올해 대정부질문은 추 장관으로 시작해 추 장관으로 끝났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정부질문이 낙제점이란 평가가 나오지만 추 장관에게 집요해야 했던 이유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핵심 국정 철학 중 하나인 `공정`과 맞물리면서 소위 권력층의 병역 특혜 의혹에 갑론을박은 진행형이다. 무엇이 진실인지는 검찰 수사를 통해 최종 밝혀질 일이다. 물론 현직 법무부 장관의 아들 문제이기에 공정한 수사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세계 유일의 분단 국가. 같은 민족이지만 주적(主敵)의 개념으로 군사분계선을 마주하고 있는 남북. 이런 현실에 국민의 역린인 병역 문제는 남남 갈등의 또 따른 모습이다.

박계교 지방부 서산주재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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