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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기본소득법 제정 쉽지 않지만 논의는 필요

2020-09-17기사 편집 2020-09-17 18:2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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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이 그제 기본소득법안을 대표 발의함으로써 공론화가 시작될 전망이다. 21대 국회 개원을 즈음해 정치권에서 잠깐 기본소득제 논의가 있었지만 공식적으로 1호 법안이 선을 보였기 때문이다. 조 의원의 법안에는 모든 국민에게 매월 일정 금액을 지급하며 지급액과 재원 마련 등을 논의하기 위한 기본소득위원회 설치 등이 담겨 있다. 또 기본소득위 논의가 진전되지 못할 경우 2022년부터 1인당 최소 월 30만원, 2029년에 월 50만원 이상으로 올리는 것 등이 주 내용이다. 당장 이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기는 쉽지는 않겠지만 본격적인 논의는 필요해 보인다.

기본소득제는 재산·소득·고용여부 등과 관계없이 정부 재정으로 모든 국민에게 최소 생활비를 지급하는 보편적 복지제도로 이를 본격적으로 시행하는 국가는 아직 없다. 핀란드와 캐나다 일부 주가 실험적으로 도입했었지만 재정문제로 중단했다. 이런 기본소득제가 우리의 관심을 끈 것은 코로나19 사태로 사회안전망에 허점이 드러나고 취약계층의 생계가 곤란을 겪으면서 비롯됐다. 여기에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기본소득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여야 대선주자급 정치인들이 가세하면서 수면 위로 급부상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제 1·2차 재난지원금을 통해 보편지원과 선별지원을 경험하는 국민들이 기본소득에 어떻게 반응하고 정치권이 어떻게 수용할 것인지 관심사가 될 듯하다.

문제는 재원이다. 조 의원 법안대로 기본소득을 월 30만원씩 지급한다면 연간 180조원 가량이 소요된다. 이는 올해 본예산 512조3000억원의 35%에 해당한다.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재원 조달과 기존 복지체계 개편 등에 대해서는 아직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못하는 이유다. 워낙 민감한 사안이기에 내부 정책적 조율을 위한 시간도 필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기본소득제 논의는 내년 초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와 대선 후보 경선을 위한 각 당의 레이스가 펼쳐지면서 본격화해 내후년 대선에 이르는 과정에서 우리 복지체계 최대의 화두가 될 가능성이 높다. 당장은 부담이 되지만 언젠가는 도입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심도 있는 정책적 연구가 필요하다. 더불어 정치권에서도 당략을 떠나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한 논의에 착수할 때가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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