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수용품 등 1차 식품판매 부진… 신용위험지수 덩달아 상승

추석 연휴를 2주도 채 남기지 않은 17일 오후 대전 중앙시장이 줄어든 손님으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김용언 기자
추석 연휴를 2주도 채 남기지 않은 17일 오후 대전 중앙시장이 줄어든 손님으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김용언 기자
"명절이 얼마 안 남았는데 이렇게 사람이 없습니다.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추석 대목도 옛 말입니다" 대전 중앙시장에서 과일을 파는 상인 김모(58)씨는 긴 한숨을 쉬었다. 인근에서 제수용품점을 운영하는 정모(48)씨는 "추석 연휴가 다가오면 하루 매출액이 100만 원을 넘기는데 올해는 절반만이라도 채웠으면 한다"고 하소연했다.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이 눈앞에 다가왔지만, 전통시장에는 명절 특수에 대한 기대는커녕 냉랭한 기운만 감돌았다. 17일 오후 대전 최대 전통시장인 중앙시장. 평일임을 감안해도 시장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눈에 띄게 줄어든 상태다.

새벽부터 도매시장에서 가져온 채소, 과일 등으로 진열장을 가득 채운 상인들의 바쁜 손놀림이 무색할 만큼 손님들의 움직임은 뜸했다. 상인들은 추석 대목에도 희망이 없다며 울상이다. 코로나19로 정부가 연휴 이동 자제를 권고하면서 유동인구가 줄어드는 분위기가 확산된 데다 소비심리마저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청과물 가게를 운영하는 조모(38)씨는 "과일의 경우 가격이 문제다. 우선 구매가 줄어든 게 가장 크지만, 긴 장마로 지난해보다 작황이 좋지 않아 가격대마저 비싸게 형성됐다"고 말했다. 조씨는 "도매가격이 올라 비싼 값에 물건을 가져와도 잘 팔리지 않으면 마진율이 떨어져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김영구 대전상인연합회 사무처장은 "야채와 고기류 등 1차 식품은 위축된 명절 분위기라도 고정 수요가 있어 다행"이라며 "하지만 의류 등을 포함해 공산품은 사실상 명절 특수를 포기하는 분위기다. 명절이 더 힘들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라며 밝지 않은 분위기를 전했다.

같은 날 오전 유성구 노은농수산물도매시장 상인들도 꽉 닫힌 소비자의 지갑을 열 수 있을지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상인들이 믿을 건 가격 경쟁력뿐인데 이 또한 사정의 여의치 않다. 매년 이맘때 전국 각지로 부쳐지는 택배로 넘쳐났지만 올해는 예년 같지 않다는 게 상인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농수산물을 사러 나온 시민들로 붐볐지만 정작 물건을 사는 소비자들은 줄었다. 시장 안은 연신 저렴한 가격과 품질을 외치며 흥정을 시도하는 상인들의 목소리만 공허하게 메아리치고 있다.

한 과일가게 점주 이모(34)씨는 "올해는 코로나19로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언택트) 구매가 다수라서 직접 시장을 찾는 소비자들이 줄었다"며 "명절 직전까지 준비한 물건을 다 팔 수 있을지 걱정"이라며 애꿎은 포장용 보자기만 매만졌다.

한편 대전시 등은 비대면 소비 확산으로 위기를 맞은 전통시장을 위해 지역화폐 `온통대전`의 온라인 결제를 확대하기로 했다. 온통대전몰에서, 온통대전의 온라인 결제와 캐시백을 지원하고, 경품추첨·할인쿠폰 등 오픈 행사를 추진할 계획이다. 김용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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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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