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 부족했던 열람실 '텅텅'… 수업 못한 학생들, 취업 토익공부에 매진

16일 2학기 비대면 수업을 병행하고 있는 한밭대 도서관 열람실에서 한 학생이 홀로 앉아 공부를 하고 있다.사진=박우경 기자
16일 2학기 비대면 수업을 병행하고 있는 한밭대 도서관 열람실에서 한 학생이 홀로 앉아 공부를 하고 있다.사진=박우경 기자
"지난해까지는 시험 기간이면 자리가 없어 못 왔는데 지금은 텅텅 비었어요."

대학원 진학을 준비하고자 도서관을 찾은 충남대 전기공학과 4학년 하모(26)씨가 주변을 둘러보며 이같이 말했다.

대전 지역 대학이 코로나 19로 인해 2학기 수업을 비대면으로 운영하면서, 학교 도서관을 이용하는 학생들도 급격히 줄었다. 대학 근처에 거처를 둔 일부 학생들만 취업 준비와 전공 공부를 목적으로 간간이 도서관에 들릴 뿐이었다.

16일 오전 10시 충남대 도서관. 건물 2층에 위치한 1-3열람실이 텅텅 비어있었다. 각 열람실에 들어선 100여 개의 좌석에는 학생 2-3여 명이 띄엄띄엄 앉아 공부하고 있었다. 3층에 위치한 5열람실은 다른 열람실 대비 공부 중인 학생이 많았지만 다 합쳐도 20여 명 남짓이었다.

학생들은 통기가 잘되는 개방형 책상에 모여 앉아있었다. 칸막이형 책상의 경우 지난해까지 사전 예약을 해야 이용이 가능할 정도로 학생이 많았지만, 코로나19를 의식한 탓인지 칸막이형 책상에 앉는 학생들이 없었다. 책상 위에는 전공 교재와 토익, 공무원 시험 서적이 대부분이었다.

이 대학 행정학과 1학년 김모(20)씨는 "집이 학교 근처라서 도서관에 종종 오는데 학생들이 많이 없는 것 같다"며 "대면 시험 볼 때를 제외하고는 동기들 얼굴도 못 봤다. 학과 친구들과 도서관에서 같이 공부하고 싶었는데, 생각한 학교 생활이랑 매우 달라서 아쉽다"고 말했다.

오후 2시에 찾은 한밭대는 도서관 2-3열람실을 폐쇄한 상태였다. 1열람실 한 곳만 운영 중이었으나 이용하는 학생은 10여 명에 불과했다. 학기 중이라는 것이 무색할 만큼 도서관 건물에서 사람을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한밭대 1학년 학생은 "아직 1학년이지만 취업이 어렵다고 하니까 스펙을 쌓아야 한다고 생각해 토익을 공부하고 있다"며 "개강을 했는데도 도서관 건물에 사람이 없으니까 화장실을 가거나 이동할 땐 간혹 무서울 때도 있고 학교 자체가 적막하다"고 말했다.

다른 대학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한남대의 경우 일부 열람실은 폐쇄하고 외부인 출입도 제한하고 있으며 목원대는 전체 열람실에 대해 운영을 중지하고 도서 대여만 허용하고 있다. 배재대는 재학생에 한해서만 열람실을 개방했으며 수용 인원을 절반으로 조정했다.

지역 대학의 한 관계자는 "학생 편의를 위해 일부 열람실을 개방하고 있으나, 예년처럼 이용하는 학생이 많지는 않은 상황"이라며 "코로나19 감염을 막고자 외부인 출입을 막고, 도서관 내 방역을 수시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우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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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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