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2부 장진웅 기자
취재2부 장진웅 기자
`자녀 특혜` 논란으로 나라 전체가 시끄럽다.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요람인 대덕연구개발특구에서도 논란이 불거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직할 기초과학연구원(IBS)의 한 연구단장이 모 대학원에 소속된 자신 아들의 연구 진행을 위해 연구단 인력과 장비 등을 정해진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임의로 지원했던 게 뒤늦게 드러났다.

감사부는 해당 단장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연구단의 공정한 업무 수행을 방해했다고 판단하고 징계를 요구했다. 그러나 징계위원회에선 "공동연구"를 주장한 단장의 손을 들어줬다. 관련 절차를 밟지는 않았지만, 공동연구 결과가 세계적 과학 학술지에 실리는 등 성과가 있었다는 점을 참작해 구두 경고 처분을 내렸다.

과학계에선 이를 관례처럼 여기는 듯하다. 과학계 한 인사는 "대학원 연구 현장에선 공동연구 수행에 유연한 편"이라며 "대학원 교수를 겸직하는 단장으로선 어쩌면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생각했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인사는 "절차가 다소 아쉬울 순 있지만, 공동연구 과정에서 흔한 일"이라며 "오히려 이번 일이 이슈가 돼 연구 현장이 위축될까 걱정"이라고 두둔하기도 했다.

해당 단장은 자기 분야 석학이고 아들 또한 의미 있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등 손에 꼽히는 연구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러한 이유로 면죄부를 받긴 힘들다. 조직 내 규정은 구성원들 간의 약속이다. 불공정한 방법으로는 아무리 좋은 성과를 내놓아도 빛이 바랠 뿐이다. 공교롭게도 IBS 원장은 해당 단장에게 징계위 결과와 별개로 3개월 보직 해임이란 인사 조처를 했다. 단장에겐 자숙의 시간이었을 것이다.

IBS는 이번 논란을 비롯해 구성원들의 각종 비위행위로 진통을 겪고 있다. 다음 달 예정된 국정감사를 앞두고 더 예민한 상태다. 실제 지난해 국정감사에선 채용 비리 등 여러 사안에 대해 지적받으며 `비리백화점`이란 오명도 쓰게 됐다. IBS 내부에선 구성원들의 사기가 꺾일 것을 우려한다. 지금 중요한 건 사기 진작보단 공정이란 `기초(기본)`를 세우는 게 먼저다. 장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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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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