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연, 하이드로겔 기반 표면제염 코팅제 최초 개발

분사 장비로 시멘트 표면에 프러시안블루 흡착제를 포함한 하이드로겔 제염 코팅제를 분사한 뒤(왼쪽) 세척수로 코팅제를 제거하는 모습. 사진=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분사 장비로 시멘트 표면에 프러시안블루 흡착제를 포함한 하이드로겔 제염 코팅제를 분사한 뒤(왼쪽) 세척수로 코팅제를 제거하는 모습. 사진=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세차하듯 물을 뿌려 외부의 방사성을 제거할 수 있다? 국내 연구진이 물 세척만으로 세슘 흡착제를 분리시키는 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세슘은 원자력 사고 시 누출되는 대표적 방사성 물질이다.

16일 한국원자력연구원에 따르면 양희만 박사 연구팀은 방사성으로 오염된 표면에 액체 분사 방법으로 세슘을 쉽고 빠르게 제거할 수 있는 하이드로겔(수분을 많이 흡수할 수 있는 고분자 물질) 기반의 표면제염 코팅제를 개발했다.

기존 제염 기술은 건물 표면에 코팅제를 도포한 뒤 직접 벗겨내거나 표면 전체를 깎아야 한다. 신속한 작업이 어렵고 방사성폐기물이 발생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의 표면제염 코팅제는 액체 형태로 뿌려서 신속하게 도포할 수 있고, 세슘을 흡수하고 굳은 코팅제를 물로 쉽게 제거할 수 있다. 또한 특수 장비 없이 일반적인 액체 분사장치로 분사·도포할 수 있어 광범위한 오염 지역에서도 쉽고 빠르게 활용할 수 있다.

양희만 박사는 "현재 가장 널리 쓰이는 제염코팅제보다 2배 이상 우수한 성능을 확인했다"며 "시멘트와 같은 다공성 표면에서도 57% 이상의 세슘을 제거한다"고 소개했다.

양 박사는 "세슘 흡착제는 여과나 자석으로 선별 분리해 방사성 폐기물로 처분하고, 나머지 용액은 일반 폐수로 처리 가능해 방사성폐기물의 발생량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는 지난 2월과 7월 각각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특허 등록을 마치고 현재는 미국에서 특허 등록을 심사 중이다.

연구팀은 실제 오염 현장에 투입하는 것을 목표로 기술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장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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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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