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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고비 공존 외치다

2020-09-16기사 편집 2020-09-16 11:00:53      김동희 기자 innovation86@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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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산 (데이비드 브룩스 지음/ 이경식 옮김/ 부키/ 600쪽/ 2만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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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살다 보면 누구에게나 고통의 시기가 찾아온다.

고통은 다양한 형태를 띠고 있다. 직장을 잃고 기약 없는 구직자 신세로 내몰리거나 갑자기 심장마비, 암, 뇌졸중 등으로 쓰러진다. 어떤 사람들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극심한 슬픔을 겪기도 한다. 한편으로 이런 고통이 극적인 위기가 아니라 무기력, 우울증, 번아웃처럼 서서히 진행되는 위기로 다가오는 사람들도 있다. 어떤 사람은 이런 고통에 맞닥뜨리면 과도하게 움츠러든다. 이들은 겁에 질려 영원히 치유되지 않는 슬픔을 끌어안고 평생을 살아간다. 인생이 갈수록 더 쪼그라들고 더 외로워진다. 그러나 또 어떤 사람은 이런 고통을 온전히 받아들이려고 노력한다. 이들은 용기를 내 익숙한 것들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본다. 마침내 이 고통을 자기 발견과 성장의 계기로 삼는다. 사람들의 인생은 가장 큰 역경의 순간에 자기가 대응하는 방식에 따라 제각기 다르게 규정된다.

책은 고통을 딛고 다시 시작하는 법을 다룬다. 저자는 "우리는 고통의 시기를 겪으며 인생의 태도를 다시 정립한다"고 말한다. 삶의 고통을 딛고 다시 시작하는 법을 익히려면 개인과 사회 차원에서 인생을 대하는 태도가 근본적으로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개인의 행복, 독립성, 자율성이라는 허울 좋은 가치를 넘어 도덕적 기쁨, 상호 의존성, 관계성을 회복할 때라고 주장한다. 지난 60년간 앞의 가치들을 지나치게 강조해 온 결과, 공동체는 해체되고 개인들 사이의 결속은 끊어지며 외로움은 확산됐다는 것이다. '사회적 고립'으로 부를 수 있는 이런 상황은 삶의 고통을 더욱 심화시킬 뿐 아니라 자기 발견과 성장을 한층 더 어렵게 만들었다.

이와 함께 좋은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 훨씬 더 큰 차원의 전환이 필요함을 역설한다. 저자는 문화적 패러다임의 무게 중심이 '개인주의'라는 첫 번째 산에서 '관계주의'라는 두 번째 산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첫 번째 산에서 우리 모두는 특정한 인생 과업을 수행한다.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부모에게서 독립하고, 재능을 연마하고, 자신의 족적을 세상에 남기려고 노력하는 일 등이다. 첫 번째 산이 개인주의 세계관으로 자아의 욕구를 중심에 둔다면, 두 번째 산은 관계주의 세계관으로 인간관계와 헌신의 욕구를 중심에 둔다. 저자는 관계주의를 개인주의와 집단주의의 중간 방식으로 정의하며 각 개인을 따뜻한 헌신의 두텁고 매혹적인 관계망 속에 존재하는 연결점으로 본다. 더불어 관계주의는 순전히 의지력만으로 인생을 지배하려고 들지 않는다. 개인주의가 핸들을 꽉 움켜쥐고서 자기 인생을 빈틈없이 계획하려고 한다면, 관계주의는 자기 자신을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든다. 마지막으로 관계주의는 '좋은 인생'과 '좋은 사회'를 잇는 유일한 연결점으로 개인의 변화와 사회의 변화는 동시에 일어나며 개인이 손을 뻗어서 공동체 건설에 힘을 보탤 때 이 행동은 개인을 풍요롭게 만든다고 강조한다.

책은 커리어, 결혼, 철학과 신앙, 공동체에 대한 가치를 새롭게 발견하고 추구하는 삶의 단계를 이야기하지만, 더 나아가서는 어떻게 개인이 세계에 반응하는 법을 바꾸고 더 만족스럽게 살아갈 수 있는지, 그 과정에서 인간관계는 어떻게 힘이 될 수 있는지를 먼저 고민하게 해주며 답을 찾아갈 수 있는 나침반을 제시한다. 김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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