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어 벗 포 더(앨리 스미스 지음·서창렬 옮김)= 우연히 디너파티에 초대된 마일스 가스가 디저트를 기다리던 사이 위층에 있는 예비 침실로 들어가 문을 잠근다. 그대로 며칠, 몇 주, 몇 달이 지나도록 나오지 않는다. 낯선 손님의 엉뚱한 행동에 집주인 제네비브 리는 그의 지인을 수소문하고 언론에 자신의 처지를 기고하는 등 애를 쓴다. 한편, 그의 의도가 무엇이든 상관없이 마일스 가스의 이야기는 언론의 주목을 받아 점점 널리 퍼지고 전국에서 창문을 통해 그의 손이라도 보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온다. 소설은 여러모로 읽는 이를 낯설게 한다. 예컨대 전체 분량의 반 정도가 괄호 안에 쓰였다. 또한, 이야기의 문을 연 마일스 가스에 관한 이야기가 펼쳐지리라 기대하는데 그는 계속해서 이야기 속에서 존재하지 않으면서 존재한다. 그는 그렇게 부재하는 현존으로서 모두와 연결될 뿐 아니라 조용한 변화를 불러일으킨다. 민음사·444쪽·1만 6000원
△초격차: 리더의 질문(권오현 지음)= 삼성전자 반도체 연구원으로 입사해 최고 경영자의 자리까지 오른 권오현 전 회장이 그의 33년 경영 전략을 담은 `초격차`는 2018년 출간 즉시 국내 기업과 리더는 물론 해외에서도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2020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회장 임기를 마치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그가 신간을 들고 `위기 극복`이 화두가 된 현재의 기업과 리더들 앞에 다시 돌아왔다. `리더`, `혁신`, `문화` 3개의 장으로 구성된 책은 리더들과의 만남에서 비롯된 총 32개의 고민과 질문을 중심으로 전략을 제시한다. 특히, 실제 경영 현장과 조직이 굴러가는 생생한 과정에서 나온 질문 중심의 구성은 전작에서 진화한 가장 큰 차별점일 뿐만 아니라 모든 조직의 리더들이 `초격차`로 향하는 길목에서 반드시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들을 충실하게 담아냈다. 쌤앤파커스·296쪽·1만 8000원
△하얼빈 리포트(유홍종 지음)= 대한의군 특전사 지휘관 안중근 참모중장이 안창호 선생의 구국 비밀결사단 신민회가 항일 독립전쟁을 선포하면서 우리 민족의 주적 리스트 첫 번째에 올린 일본의 초대 조선통감 이토 히로부미를 타격하기 위한 하얼빈 작전을 그린 역사 스릴러이다. 그동안 안중근 의사와 관련된 자료들은 주로 일본 측 역사 문헌을 위주로 편향돼 왔지만, 소설은 다양한 해외자료들은 물론 외부 유출이 금지됐다가 최근 개방된 러시아의 역사문서들 속에서 발굴된 새로운 자료들을 참고해 더욱더 생생하고 풍성한 그 날의 이야기를 담았다. 특히, 소설에서 하얼빈역에 울려 퍼진 세 발의 총성은 꽉 막혔던 우리 겨레의 숨통을 툭 터주며 민족혼을 전 세계에 드높인다. 이와 함께 안중근이 왜 우리들의 영웅인지, 왜 우리 민족의 독립 의지와 애국 충정의 기념비적 표상인지를 뚜렷하게 각인시켜준다. 소이연·328쪽·1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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