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사회복지단체, 봉사자·기부 감소… 팍팍한 추석명절 보낼 판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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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 연휴가 2주 앞으로 다가왔지만 코로나19가 사회복지단체에 대한 기부와 봉사활동 등 온정의 손길마저 끊어놓고 있다. 대전지역 복지단체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이는 사상 유례 없는 전염병으로 기업과 소상공인 등이 경영난을 겪으면서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후원도 줄어들고있기 때문이다. 경기 불황 속에 후원자들의 지갑이 닫혔고, 기업 후원마저 줄어들면서 노인·장애인·아동 복지시설은 올해 유독 팍팍한 추석 명절을 보내게 됐다.

15일 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이날까지 1억 1060만 원의 후원금이 모금됐다. 지난해 추석 2주 전인 8월 15일부터 8월 30일까지 1억 5220만 원이 모금됐던 것에 비해 30% 가량 줄었다.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모두가 힘들어지면서 기부금이 줄어들었다는 것이 공동모금회의 분석이다.

기부단체 뿐만 아니라 노숙인, 장애인, 노인 등 관련 복지시설을 향한 온정의 손길도 줄어든 것은 마찬가지다.

대전지역 소규모 노인·장애인 요양시설 등은 코로나19사태 이후 개인 기부자들의 쌀, 과일 등 현물 기부가 평년 대비 3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 장애인 시설 관계자는 "추석 연휴가 다가올 때면 항상 쌀과 과일 등 기부가 조금씩이라도 들어왔는데 올해는 뚝 끊겼다"며 "안 그래도 매년 줄어들어 걱정이 컸는데 코로나19 사태가 장기간 이어진다면 아예 기부 자체가 없어질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명절을 맞아 이뤄지던 일회성 후원금도 줄어들고 있다. 모금단체에서의 기부금 전달이 전부라는 것이 시설들의 설명이다.

매년 봉사의 손길을 내밀던 자원봉사자들의 발길도 끊긴 지 오래다. 코로나19 감염 우려 탓에 자원봉사자들이 사회복지시설을 찾지를 않거나, 설령 찾는다고 해도 이들 단체에서 고사하는 경우마저 나온다.

한 자원봉사단체 관계자는 "봉사자가 찾아오는 것은 서로에게 부담일 수 있다"며 "명절에 서로간의 정을 나누던 문화가 코로나19로 인해 완전히 차단됐다"고 했다.

추석이 다가오고 있지만 복지단체들의 사정은 더욱 악화되고 있는 셈.

기부가 줄어들고 있는 것은 코로나19 여파와 함께 일부 단체의 기부금 횡령 및 유용 등으로 인한 `기부포비아`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국 기부율은 2015년 29.9%, 2017년 26.7%, 2019년 25.6%로 감소세를 보였다. `사랑의 온도탑` 2020년 모금액(2019년 11월-올해 2월) 중 개인 기부 비율은 25%로, 전년 같은 기간 모금액(29%)보다 줄었다.

한 복지단체 관계자는 "기부금이 옛날과 같이 많아지려면 사회적인 분위기가 변해야 한다"며 "당분간은 기부가 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임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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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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