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정 한밭도서관장
김혜정 한밭도서관장
최근 들어 `포노 사피엔스`라는 용어를 종종 듣게 된다. 2015년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처음 등장한 이 용어는 지혜가 있는 인간이라는 의미의 호모 사피엔스에 빗대어 포노 사피엔스(지혜가 있는 폰을 쓰는 인간)라고 부른 데서 나왔다고 한다.

`포노 사피엔스`의 저자 최재붕은 스마트폰이 낳은 신인류, 스마트폰을 신체의 일부처럼 사용하는 인류가 포노 사피엔스라고 말한다. 스마트폰을 인생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 부정적인 기기로 바라보고 부작용에 주목하던 시기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스마트폰 없이 살기 힘든 새로운 문명의 시대로 진입했음이 틀림없다.

요즘은 비접촉 혹은 비대면, 즉 사람과 직접적으로 연결되거나 접촉하지 않는다는 언택트와 인터넷 기반 디바이스가 만나 동반 상승효과를 내고 있다. 본격적으로 도래한 포노 사피엔스의 시대는 언택트 시기와 만나면서 거대한 사회 변화의 소용돌이 속으로 들어갔다. 고사 직전이던 전자상거래 산업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소식이다. 도서관 분야는 이미 시작된 전자도서관 시대가 더욱 주목받게 됐다.

전자도서관은 보통 전자책, 오디오북, 전자잡지, 북러닝(저자가 강의한 내용을 동영상으로 제작한 콘텐츠), 원문 데이터베이스 등의 정보를 누리집이나 앱을 통해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지난 2월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대전지역 공공도서관은 일제히 휴관에 들어갔고, 도서관 직접 방문 이용이 중단되자 전자도서관 이용률은 전년도 같은 기간 대비 50% 이상 증가했다.

한밭도서관은 `대전사이버도서관`이라는 전자도서관 누리집과 앱을 통해 정보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전 공공도서관 도서대출회원이면 누구나 1만 6000종의 전자책과 278종의 오디오북, 76종의 북러닝, 250종의 국내·외 전자잡지를 이용할 수 있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시공간의 제약 없이 언제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다.

헬렌 켈러는 "행복의 한 쪽 문이 닫히면 다른 쪽 문이 열린다"고 했다. 도서관이 손안에 들어왔다. 비록 도서관의 한쪽 문은 닫혔지만 다른 쪽 문이 열렸다. 이제 그 문을 힘차게 열어야 할 때다. 우리는 포노 사피엔스, 지혜가 있는 폰을 사용하는 인간이다. 김혜정 한밭도서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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