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치킨·한식·커피 창업 여건 '나쁨'…6개월 후는 더 심각

대전 지역 창업 기상도. 치킨 업종의 경우 `나쁨` 수준으로, 창업하기에 위험한 상황이다. 사진=소상공인 상권정보시스템 홈페이지 갈무리
대전 지역 창업 기상도. 치킨 업종의 경우 `나쁨` 수준으로, 창업하기에 위험한 상황이다. 사진=소상공인 상권정보시스템 홈페이지 갈무리
지역 중견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A씨는 얼마 전까지 `퇴직하면 치킨집이나 차리면 되지`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다. 적지 않은 퇴직금으로 치킨집 사장을 꿈꾸던 그는 최근 마음을 고쳐먹었다. 코로나19 장기화 탓에 창업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아서다. A씨는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는 건 둘째 치고 코로나 때문에 창업조차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은퇴 후 커피·치킨 가게 창업` 공식이 깨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과 내수경기 침체 여파로 대전지역 소상공인 창업 여건을 보여주는 창업기상도가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상권정보시스템 내 창업기상도(7개 광역시)를 보면 대전 치킨업종의 경우 인천·울산·광주와 함께 `나쁨`을 기록했다. 대전은 100점 만점에 56점으로 51-60점 수준 `나쁨`에 해당한다.

나쁨은 지역·업종의 성장률과 이용 비중, 운영 기간 등이 하위 수준으로, 창업하기에는 위험하다는 것을 뜻한다. 울산이 54점으로 광주 56점, 인천 58점 등으로 창업 여건이 좋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전 지역별로 보면 중구의 전체 창업기상도가 `매우 나쁨`을 보였다. 치킨업종으로 국한할 경우, 중구 창업기상도는 49점으로 `매우 나쁨`으로 조사됐다. 지역·업종의 성장률, 이용비중, 운영기간 등이 최하위 수준으로 창업 고위험으로 분류되는 수준이다.

유성구·서구·동구·대덕구 역시 `나쁨`으로 나타나 창업하기엔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식업종의 경우 대전은 `조금 나쁨` 수준인 65점에 그쳤다. 지역별로도 중구는 `나쁨`, 나머지 4개 자치구는 `조금 나쁨` 수준을 보였다.

커피 업종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현재는 조금 나쁨이지만 6개월 후엔 나쁨으로 예상된다. 유성구·서구·중구·동구는 나쁨, 대덕구는 매우 나쁨 수준이다. 6개월 후 커피 가게 창업 기상도는 5개 지역 모두 `매우 나쁨`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관계자는 "해당 업종들은 경쟁이 있는 데다 코로나19로 여건이 좋지 않은 것 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서비스가 시작된 창업기상도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된 상권과 업종에 대해 위협 요인을 예보하는 것으로, 현재 7개 광역시, 3개 업종에 대해 서비스되고 있다. 창업의 적정 시기를 고민하는 예비 소상공인에게 의미 있는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김용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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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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