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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사랑] 코로나 시대 슬기로운 수목원 생활

2020-09-15기사 편집 2020-09-15 07:0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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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김선아 한밭수목원 연구사
'온갖 위험과 불안에서 벗어나 쉬고 싶을 때 나는 집이 아니라 정원에 간다. 그곳에 가면 자연의 너른 품안에서 보호 받는 듯 편안한 느낌이 들고, 온갖 풀과 꽃이 친구가 되어준다' 작가 엘리자베스 폰 아님이 1898년에 쓴 글이다. 무심코 지나쳤던 120년 전의 문구가 더 와 닿는 요즘이다.

최근 수목원 이용 현황을 보면 코로나 이전과 이후 변화가 감지된다. 체험학습 위주의 단체 관람 또는 다수가 참여하는 모임 등 집단적인 이용이 주를 이뤘다면 지금은 나만의 시간과 공간을 누리며 안전하고 편안한 환경에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에너지를 충전하는 개인적인 활동이 많아졌다.

많은 사람들이 각기 다른 이유와 다양한 방법으로 수목원을 찾고 이용한다. 그래서 코로나19 시대 슬기로운 수목원 이용법을 제안하려 한다. 나만의 공간을 골라보자. 나를 위로해주고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나만의 시크릿 가든이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벌써 행복해진다.

바람, 하늘, 나무, 땅 그 공간의 모든 자연이 나에게 쉼과 회복을 주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나만의 나무도 정해보자. 나만의 공간에 있는 나무도 괜찮고 평소 좋아하는 나무라도 괜찮다. 겨울눈에서 새싹으로 푸른 녹음에서 낙엽으로 변해가는 순간순간이 감동으로 다가오고 위안이 될 것이다.

나만의 추억을 만들고 사진이나 글로 기록해보자. 단체 채팅방이나 개인 SNS라도 상관없다. 그 순간을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소원해진 관계에 대한 불편함을 떨쳐 버리자. 슬기로운 수목원 생활을 위한 전제조건이 있다.

한밭수목원은 나만을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수목원에서 꽃을 꺾거나 열매를 채집하고 심지어 식물을 가져가는 것에 거리낌이 없는 사람들이 있다. 코로나19 대응에서 나타난 성숙한 시민의식이 수목원 이용에도 필요하다.

거리두기가 생활화되면서 수목원 교육·체험프로그램도 방구석수목원, 라이브로 만나는 생태학교 등 비대면 활동으로 바뀌고 있다. 새로운 삶의 방식을 찾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됐다.

코로나19가 우리에게 많은 불편함을 줬지만 어려울 때일수록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는 나만의 방법을 수목원에서 찾아보는 것도 괜찮다. 김선아 한밭수목원 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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