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고강도 부동산대책 매물 급감 속 시세보다 수억원 낮게 거래도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와 코로나19 여파로 대전 부동산 시장이 혼돈에 빠진 모양새다. 거래량은 큰 폭으로 줄고 매매가격이 소폭 하락하며 가격 조정 양상도 나타나고 있지만 신고가를 경신하는 단지도 여전하다.

13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대전의 7월 아파트 거래량은 모두 3693건으로 6월(8165건)보다 55% 감소했다. 7월 대전의 외지인 거래는 667건으로 6월(2052건) 대비 67% 감소했다. 법인 투자자들의 거래도 6월 1945건에서 7월 1267건으로 35% 줄었다. 투기과열지구 지정에 따른 규제가 강화된 데다 보유세 강화, 임대차 3법 시행 등 정부의 잇따른 고강도 부동산 대책으로 거래량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급매물이 나오면서 가격이 소폭하락, 조정되는 분위기도 일부 감지된다.

둔산동 수정타운 전용면적 71.7㎡는 지난 3일 2억 8000만 원(9층)에 거래됐다. 8월 같은 평형 3억 3500만 원(12층)에 거래됐던 것과 비교하면 5500만 원 떨어진 셈이다. 구축 아파트로 리모델링 유무에 따라 가격차이가 날 수도 있지만 지난 4월 비슷한 8층이 3억 5000만 원과 비교해도 2500만 원 하락했다.

유성구 노은동 열매마을8단지 전용면적 99.99㎡는 지난달 2일 5억 9500만 원(15충)에 거래됐다. 지난 6월 이 단지의 같은 평형 8층과 10층이 각각 7억 원, 6억 9500만 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며 1억 원 정도 떨어졌다.

또한 직전 거래보다 수억 원 떨어진 가격에 아파트가 거래되고 있는 정황도 포착됐다.

서구 둔산동의 한 아파트 전용면적 130여㎡가 지난 7월 7억 원에 거래되며 6월 실거래가보다 4억 원 가량 더 떨어진 가격에 실거래 됐다. 현재 이 단지의 같은 평형의 호가는 11억에서 12억 5000만 원에 형성돼 있다.

하지만 문제는 매매 가격은 꾸준히 오르며 신고가를 경신하는 아파트도 여전하다는 점이다. 감정원 통계에 따르면 8월 대전의 월간 아파트 매매지수 상승률은 0.94%였다. 세종(9.20%)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올해 누적 상승률도 11.60%로 세종(34.11%)에 이어 전국에서 가장 높다.

일부 단지의 실거래가는 역대 최고치를 찍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구 둔산동 한마루아파트 전용 101㎡는 지난달 10일 8억 2800원(7층)에 거래되며 실거래 사상 처음으로 8억 원대에 진입했고, 같은 단지 전용면적 92.88㎡도 지난 7월 24일 7억 2850만 원에 거래되며 최고금액에 거래됐다. 유성구 노은동 열매마을9단지 전용 84㎡도 지난달 29일 6억 500만 원(8층)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거래량이 줄었을 뿐 강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공인중개사협회 대전지부 한 관계자는 "정부에서는 거래를 줄여 시장을 안정화 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지만 집주인들이 가격을 내리는 분위기도 아니다"라며 "초저금리로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서 거래량은 줄어들어도 가격은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조남형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