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연구재단, 간암 환자 중 NLR 높을수록 확률 ↑

면역 항암 치료 뒤 간암 급성 진행을 보여주는 간암 환자의 CT. 사진=한국연구재단 제공
면역 항암 치료 뒤 간암 급성 진행을 보여주는 간암 환자의 CT. 사진=한국연구재단 제공
2015년 지미 카터 미국 전 대통령을 피부암 말기에서 완치시키면서 널리 알려진 `면역 항암제`는 폐암·간암·신장암 등 15개 이상 암에서 널리 쓰이는 3세대 항암 치료법이다. 당시 석 달을 넘기지 못할 것으로 판정받았던 카터 전 대통령은 면역 항암제 치료를 통해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건강히 생존해 있다.

면역 항암 치료는 일반 항암 치료보다 부작용이 적어 고령에서도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최근 5년간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일부이지만, 치료 뒤 암을 억제하는 게 아닌 오히려 가속화하는 `급성 진행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완벽한 치료법은 아니다.

이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간암 환자에 면역 항암 치료를 시행할 때 주의해야 할 환자군을 선별할 실마리를 찾아내 주목받는다.

13일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전홍재·김찬 교수 연구팀은 세브란스병원·삼성서울병원과 함께 간암에 대한 면역 항암 치료 뒤 암이 급속도로 악화하는 급성 진행 현상을 규명했다.

국내 암 사망률 2위인 간암은 세계적으로 면역 항암 치료가 빠르게 퍼지고 있지만, 아직 암의 급성 진행 현상에 대한 체계적 이해가 부족한 상태다.

이에 연구진은 간암에서 면역 항암제 사용 뒤 급성 진행 현상이 존재하는지, 존재한다면 어떠한 임상적 특성이 있는지, 어떤 간암 환자에게서 급성 진행 가능성이 높은지를 확인했다.

그 결과 면역 항암 치료를 받은 국내 간암 환자 189명 가운데 24명(12.6%)이 급성 진행 현상이 나타날 수 있음을 밝혀냈다. 더불어 면역 항암 치료를 받은 간암 환자에게서만 급성 진행 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들은 면역 항암 치료 전후 암 성장률 등이 모두 4배 이상 증가했고 면역 항암 치료 뒤 생존 기간은 59일에 불과했다.

연구진은 면역 항암 치료 시작 직전 혈액 검사에서 `호중구·림프구 비율(NLR)`이 높을수록 치료 반응률이 급격히 감소하지만, 급성 진행 현상 확률도 급증하는 것을 찾아냈다. 실제 NLR이 2 미만인 환자는 급성 진행 현상이 없었지만, 6보다 클 경우 급성 진행률은 46%에 달했다. NLR은 일반 혈액 검사로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연구가 면역 항암제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환자를 찾는 것이었다면, 이번 연구는 면역 항암 치료 시 주의해야 할 간암 환자군을 규명한 게 특징이다. 앞으로 면역 항암 치료의 명과 암 모두를 고려한 신중한 간암 환자 선별과 치료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장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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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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