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축소·고속도로 요금 징수 귀향 포기자 다수… '코로나 우울감' 커질 수도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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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블루에 지친 시민들에게 민족 대명절인 추석이 또 하나의 걱정거리가 되고 있다. 집단 감염 우려로 귀향을 포기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명절에는 가족과 함께 해야 한다는 국민적 정서가 저변에 깔려 있기 때문. KTX 좌석 축소가 이뤄지고 고속도로 요금 징수도 논의되고 있는 점도 고향 방문에 대한 고민을 더한다.

10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추석 이동 제한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71.3%로 다수를 차지했다. 대전 등 충청권에서는 이동제한 찬성이 66.1%, 반대가 15.8%로 각각 조사됐다. 산발적으로 지역감염이 일어나고 있어 가족, 친지 등과 접촉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이유 때문으로 보인다. 군단위 지역에 확진자가 많이 발생하지 않아 도시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타난다. 사회적거리두기 2단계가 연장될 정도로 확산세를 보인 상황에 인구 대이동이 금지돼야 한다는 판단도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연령대와 지역에 한정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전에 거주하는 조모(29)씨는 "부모님으로부터 본가에 오지 말라는 연락을 받았다"며 "코로나19가 심각한 상황인 만큼 각자 집에서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 서로 도움이 되겠다고 보신 것 같다. 올해 추석은 독립한 뒤 처음으로 본가를 가지 않는 명절이 되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 김모(62)씨는 "딸과 아들 모두 집에 오지 말라고 했다"며 "딸과 아들 모두 9월이 생일이라 다 같이 모여 축하도 하고 명절도 보내려고 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계획이 틀어졌다. 매년 친지들끼리 모여서 하던 벌초도 올해는 업체에게 맡겼다"고 했다.

코로나19가 우리나라의 문화였던 민족대이동마저 멈추게 만든 셈. 이번 추석 연휴가 5일로 평년보다 긴 만큼 코로나19 블루가 더욱 커질 수도 있는 환경이 됐다.

실제 자택 생활이 강요되며 우울감을 호소하고 있는 시민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 정신과 전문의들의 설명이다. 스트레스 해소거리가 줄고 야외생활 자체가 자제되는 환경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

지난 1월 29일부터 운영하는 코로나19 통합심리지원단 상담 건수도 전국에서 42만 9707건에 달한다. 이에 의료계에서는 코로나19 블루를 해소하기 위해 적당한 야외활동이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지역의 한 정신과 전문의는 "많은 시민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자택생활이 길어지고 있는 만큼 최소한의 야외생활이 필요하다"며 "다만 최대한 타인과 접촉을 피할 수 있도록 차량 드라이브, 공원 산책 등을 통해 기분을 환기시켜야 한다"고 당부했다.임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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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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