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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광장] 개혁 적임자에서 개혁 대상이 된 추 장관

2020-09-11기사 편집 2020-09-11 07:13:54      송연순 기자 yss830@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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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군 복무 특혜 의혹 공정성 논란
조국 전 장관처럼 자녀문제가 '발목'
야권, "엄마 찬스"…사퇴 압박 총력전

첨부사진1송연순 편집부국장 겸 취재 1부장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프로메테우스는 인간에게 불(지혜)을 몰래 가져다주었다가 제우스의 노여움을 사 바위에 묶여 독수리에게 간을 쪼이는 고통을 받게 되는 티탄족의 영웅으로 알려져 있다. 이솝우화에서는 프로메테우스와 관련한 '두 자루' 이야기가 나온다. 프로메테우스가 인간을 만들면서 두 개의 자루를 달아줬다. 앞에 단 자루에는 남의 흉이 들어 있고, 등 뒤의 자루에는 자신의 흉이 들어 있다는 것이다. 이 우화는 남의 허물은 탓하면서도 자신의 허물을 돌아보지 못하는 인간의 모순을 지적하며 타인의 결점뿐 아니라 자신의 결점도 비판적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

이 이솝우화는 요즘 정치권에서 회자되는 '내로남불'과 맥이 닿아 있다. 추미애 법무장관의 아들 병역문제를 둘러싼 의혹들이 잇따라 터져 나오면서 새삼 이솝우화가 떠오른다. 휴가 특혜 문제에서 시작된 논란은 부대 배치와 평창동계올림픽 통역병 선발을 둘러싼 청탁이 있었다는 군 관계자의 증언으로 더욱 증폭되는 양상이다. 추 장관이 '소설'로 치부했던 아들 특혜 의혹이 '제2의 조국 사태'로 번질 기세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7일 비대위 회의에서 "추 장관의 '엄마 찬스'다. 특혜성 황제 군복무를 지켜보는 국민은 작년 가을 조국사태 때 교육의 공정성을 무너뜨린 '아빠 찬스' 데자뷔라고 느낀다"고 꼬집었다. 야권에서는 사건을 맡은 서울동부지검의 수사가 8개월째 지지부진했던 점을 들어 특임검사나 특검을 임명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추 장관의 사퇴를 압박하고 나섰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추 장관에 대해 "소설 쓰시네 라는 자신의 말을 입증하기 위해서라도 특임검사나 특별 검사의 수사를 자청해야 한다. 못 하겠다면 사임하는 게 맞지 않겠나"라고 포문을 연 뒤"문 대통령이 잘못된 검찰 인사를 시정 지시해야 하고.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앞서 추 장관은 지난 7월 27일 열린 법사위 전체회에서 윤한홍 국민의힘(당시 통합당) 의원이 고기영 법무부 차관을 향해 "동부지검장으로 근무하다 갑작스럽게 차관 발령이 났는데, 추 장관 아들 수사와 관련 있었던 것 아니냐"는 취지로 질의하자 발끈하며 "소설을 쓰시네"라고 쏘아붙였었다.

지난 1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처음 거론된 추 장관 아들이 군 복무 특혜 의혹 문제가 검찰의 '뭉개기 수사'로 8개월째 이어지는 가운데 추 장관이 해명 과정에서 감정적으로 대응하면서 일이 더 꼬였다. 더욱이 추 장관을 감싸는 여권 국회의원들의 사실관계조차 맞지 않는 어설픈 변론도 성난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야당은 추 장관 아들의 '편법 휴가', '파견 청탁' 등 군 복무 관련 의혹을 공정성 이슈로 부각하기 위해 총력전에 돌입했다. 정진석 의원도 "문 대통령은 추 장관에게 '마음의 빚이 없다면 손절하기 바란다"며 결단을 촉구했다. 여당은 야당의 과도한 정치공세라고 일축하고 있지만 현재로선 추 장관 측의 대응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청와대는 사퇴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지만 '엄마 찬스'와 '국민의 역린'인 병역문제라는 심각성 때문에 고민할 수밖에 없다.

추 장관 아들 특혜와 청탁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자 늑장수사, 부실수사라는 질타를 받고 있는 서울동부지검이 여론에 떠밀려 관련자 소환조사에 나서고 있는 모양새다. 추 장관 아들의 특혜 의혹이 공정성과 '내로남불'의 논란을 빚으면서 여당은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검찰개혁의 적임자로 보였던 추 장관은 9개월여 만에 '개혁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 추 장관의 발목을 잡은 것은 조국 전 법무 장관과 마찬가지로 자녀 문제다. 추 장관은 정치인이자 법무장관으로서 이번 사태에 대해 납득할 만한 해명을 하고, 공정과 정의에 걸림돌이 된다면 과감하게 결단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남을 대할 땐 봄바람처럼 부드럽게, 자신을 대할 땐 가을 서리처럼 엄격하게 하라'는 '춘풍추상(春風秋霜)'을 떠올리면서…. 송연순 편집부국장 겸 취재 1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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