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쓸 거면 집 밖으로 나오지 말았어야 했다. 우리 일상 안에 코로나가 단단히 똬리를 틀었다. 이젠 외출 전 핸드폰, 지갑을 챙기듯이 마스크를 챙긴다. 그나마 날씨가 쌀쌀할 땐 마스크가 보온효과라도 있었지. 무더위 마스크 속 입김은 없던 열도 오르게 만들었다. 때문에 마스크를 쓰는 시늉만 하고 턱에 걸친 사람들을 여럿 보았다. 한국에선 이를 `턱스크`, 미국에선 `하프 마스크`라 부른다. 광화문 집회 후 전광훈 목사가 병원으로 이송 도중 턱스크를 한 채 통화를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미국 ABC 뉴스는 `하프 마스크`가 왜 위험한지 알려주는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노스캐롤라이나대 연구진은 코로나바이러스가 침투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호흡기 부위가 어디인지 연구했다. 그 결과 코가 목이나 폐보다 코로나바이러스에 쉽게 감염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코에는 코로나19가 인체에 침투할 때 관문 역할을 하는 수용체 ACE2가 다른 조직보다 3 배 이상 분포돼 있다. 코가 코로나바이러스의 주 출입구다. 감염자가 마스크로 코를 가리지 않고 숨을 내쉴 경우 비말 감염 가능성이 있다.

이에 턱스크를 잡아내는 5G 방역로봇 까지 등장했다. 5G 방역로봇은 자율주행 이동하면서 이들을 발견하는 즉시 실시간 알람을 울린다. 망사마스크와 같은 혼종도 출시가 됐지만 실제로 비말 차단 효과는 없다고 한다.

정부는 거리두기 2.5단계 조치를 연장했다. 3단계면 나라 전체가 셧다운이다. 영세 자영업자들의 파산은 시간문제다. 기업들은 떨고 있고 중소기업은 벼랑 끝이다. 시민들 `코로나 피로도`는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대면예배나 집회 강행 사례가 속출하면서 시민들은 `방역 민폐족`에 대해 분노를 느끼고 있다. 온라인상에서도 분노는 여실히 드러난다. SNS에 #노마스크족 #턱스크족 #혼내주기 등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하루에도 수백 개 글이 쏟아진다.

마스크를 하지 않는 이유는 단순히 불편해서다. 갑갑한 오늘을 참아내지 않으면 문밖의 일상을 영원히 잃을지도 모른다. 드넓은 바다를, 수목원을, 운동장을 영영 상실하고 `그때 조심할 걸` 후회하고 싶지않다. 잊지말아야 한다. 만약 정말 힘든 상황이 온다면, 시계를 되돌리고 싶을 순간이 바로 오늘일 것이라고. 김하영 편집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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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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