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사진+캐리리 작가 사진. 사진=캐리리 작가 제공
작품사진+캐리리 작가 사진. 사진=캐리리 작가 제공
"무더운 여름날에 시원한 파랑으로 나타낸 작품들을 보고 느끼며 힐링을 받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6월 9일 대전고암미술문화재단 이응노미술관 M2프로젝트룸에서 개막한 `2020 아트랩대전`은 네 번째 주자인 캐리리<32·여·사진> 작가가 오는 8일부터 전시 `The Blue Room`을 선보인다.

작가는 미래를 향한 사람들의 위기의식, 조급함, 열등감 등과 같은 긴장 상태의 `비가시적인 관계`를 비현실적이고 추상적인 이미지로 재현한다. 급변하는 현대문명 속에서 늘 완벽한 미래를 꿈꾸는 현대인들의 불안감과 아픔을 `열병(Fever)`이라고 명명하고, 내적 불안 요소로부터 파생되는 불완전한 인간의 모습과 영원히 완전해질 수 없는 인간 존재에 대한 탐구를 풀어나간다.

작품에는 인간의 내적 감정을 모티브로 하지만 인간 그 자체는 나타나지 않는다. 제각각의 색감을 가진 파란색의 덩어리인 `열병의 덩어리`와 명확한 형태가 없는 가운데 중첩된 물감이 머물러서 생긴 얼룩, 강하게 그은 선과 면이 공존할 뿐이다. 눈여겨 볼 점은 작품마다 작가의 트레이드 마크라고 할 수 있는 선명한 `검정색 획`이다. 작업 마무리 단계에서 아크릴 스프레이로 나타낸 이 획은 작가의 심신이 결합해 만들어낸 총체적인 결과물이자 타자의 출현 및 외부의 침입을 상징한다.

그는 "제가 느끼는 파랑은 우울하고 갇혀있는 느낌으로 슬프고 우울한 감정을 대변하기에 좋은 매개체다. 이와 함께 붓 자국의 흔적, 색의 중첩, 아크릴 스프레이의 우연성이 텅 빈 캔버스를 채워가는 과정을 통해 `현대인들의 욕망`의 이면에 숨겨진 내적 관계에 대한 것을 시각화한다"며 "작품에서 `검정색 획`은 단순히 선을 긋는 것이 아닌 제 마음의 선이자 방향으로 정화와 치유의 개념이 담긴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꼭 필요한 부분이자 작업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번 전시회에서는 기존에 평면작업 뿐만 아니라 캔버스가 아닌 아크릴판을 이용한 작업과 조각을 통한 입체적인 설치작업 등 새로운 시도의 작품들을 선보인다. 특히 아크릴판 16개를 하루에 하나씩 작업한 작품 `어제의 파랑`은 가까운 과거에 느꼈던 인상적인 파랑을 현재의 아크릴판 위에 파란색 덩어리로 확장시켰다. 아크릴판을 세웠을 때의 그림자 이미지까지 하나의 작품으로 인식해 인상적이다.

그는 "이번 전시는 다양한 설치감과 미술관 자체에서 느낄 수 있는 깊이감으로 평소 머릿속에서 생각했던 작업물을 실천으로 옮기는 데 큰 도움이 됐으며, 기존에 시도해보고 싶었던 다양한 작업과 실험으로 한 차례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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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프로필 사진. 사진=캐리리 작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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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lue room) 전경사진. 사진=이응노미술관 제공
(The Blue room) 전경사진. 사진=이응노미술관 제공
(The Blue room) 전경사진. 사진=이응노미술관 제공
(The Blue room) 전경사진. 사진=이응노미술관 제공
(The Blue room) 전경사진. 사진=이응노미술관 제공
(The Blue room) 전경사진. 사진=이응노미술관 제공
(The Blue room) 전경사진. 사진=이응노미술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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