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집중호우로 수해를 입은 대전 서구 정림동 코스모스 아파트에서 1일 장종태 서구청장이 장판 시공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도배·장판 교체는 LH공사 지정기탁금과 대전시자원봉사연합회, 한수건설산업(주), 한밭돌봄거주복지사회적협동조합의 후원으로 진행됐다. 신호철 기자
지난 7월 집중호우로 수해를 입은 대전 서구 정림동 코스모스 아파트에서 1일 장종태 서구청장이 장판 시공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도배·장판 교체는 LH공사 지정기탁금과 대전시자원봉사연합회, 한수건설산업(주), 한밭돌봄거주복지사회적협동조합의 후원으로 진행됐다. 신호철 기자
"이거 참 뭐라고 해야 할지…기분이 그냥 묘하네요." 한 달여 만에 집에 돌아온 이 모(56) 씨의 표정은 얼떨떨해 보였다. 회색 시멘트 빛깔을 그대로 드러낸 천장과 벽면에 강력접착제를 바르고 그 위로 부직포 붙이는 모습을 그는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지난 7월 30일 물에 잠겼던 집이 말라 도배를 하기까지 꼬박 34일 자연 건조의 시간을 견뎌야 했다. 이 씨는 "한순간 집이 침수되고 이재민이 될 줄 누가 알았겠느냐"며 "집안 곳곳에 들어찼던 물이 드디어 말라 도배·장판을 하게 됐으니 이제 한시름 덜었다"고 얇은 미소를 지었다.

1일 대전 서구 정림동 코스모스아파트는 도배·장판 시공을 하러 모여든 작업자들로 분주했다. 5개동 265가구, 437명이 살고 있는 이 아파트에는 7월 말 시간당 최대 100㎜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 2개동 1층 28가구가 침수피해를 당했다. 당시 이 씨도 거대한 물웅덩이로 변한 아파트 주차장을 빠져 나오지 못하고 집안에 머물다 119구조대의 고무보트를 타고 극적으로 탈출했다. 이날 작업 인부들은 물기가 바싹 마른 벽면에 부직포를 붙인 뒤 벽지 도배를 하고 방바닥엔 미리 치수를 재 잘라놓은 장판을 이어붙였다. 한나절이면 끝날 작업이 한 달여 지체된 건 장맛비 때문이다.

침수 피해 가구를 대상으로 한 도배·장판은 집중호우 이후에도 2주동안 계속된 장마로 바닥 건조가 늦어지면서 8월 말이 돼서야 순차적으로 시공이 이뤄졌다. 자가 시공한 1가구를 제외한 전체 27가구 중 이날까지 10가구가 입주를 위한 도배·장판 작업을 마쳤다. 도배·장판 시공에 필요한 재원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 대전충남지역본부의 수해복구성금 2000만 원을 포함해 대전시자원봉사연합회(라이온스클럽), 한수건설산업㈜, 한밭돌봄주거복지사회적협동조합 등 각계의 지원으로 충당됐다. 이날 도배장판 시공에 함께 참여한 장종태 서구청장은 "이재민들이 빠른 시일내 입주하기를 원했지만 침수공간이 장마 등 기상상황 영향으로 마르지 않아 도배·장판이 늦어졌다"며 "작업을 서둘러 다음 주까지는 모든 이재민들이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 편히 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문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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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집중호우로 수해를 입은 대전 서구 정림동 코스모스 아파트에서 1일 도배·장판 시공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신호철 기자
지난 7월 집중호우로 수해를 입은 대전 서구 정림동 코스모스 아파트에서 1일 도배·장판 시공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신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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