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정 건양대병원 간호부 팀장
이민정 건양대병원 간호부 팀장
코로나19 사태가 벌어지면서 초등학생 아들 녀석들은 격주로 등교를 하도록 안내받았다. 맞벌이 부부인 우리는 온라인 학습을 하는 주간도 긴급돌봄을 신청하여 두 아들은 매주 학교를 다니고 있었다. 한주는 학년, 학급에 맞게 수업을 하고 다른 한주는 컴퓨터 교실이나 돌봄교실에서 온라인 수업을 하고 있다. 1학년, 4학년이라 등교 일정 서로 어긋나 맞지 않는 상태이기도 하거니와 누군가 도움을 받기도 어려운 실정이라 감염수칙 매번 강조하고 학교를 보낼 수 밖에 없었다. 학교에서 긴급돌봄이 운영되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마음이 드는지 모른다.

그러던 중에 최근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되고 마침 아이들도 개학을 했다. 걱정스런 마음도 있지만 너무 오랫동안 코로나19의 상황이 오르락 내리락 하는 상태라 그저 일상처럼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데 학교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 따른 학교 내 밀집도 완화를 위해 1/3 수업을 하게 되었다며 학교 등교일이 줄고 3, 4학년은 긴급돌봄 운영이 어렵다는 안내를 받았다. 가족회의가 필요했다. 종종 아이들과 함께 계획을 세울 일이 있거나 같이 고민할 일이 생기면 가족회의를 하곤 했었는데 긴급돌봄을 이용하지 못하게 되는 큰아들의 일과를 같이 고민하고 형 따라 학교가 아닌 집에서 학습하고 싶다는 둘째 아들까지 설득이 필요한 상황이기에 같이 이야기 해보기로 했다.

나는 집에서의 학습은 여러 가지 유혹을 뿌리치고 규칙적으로 지낼 수 있어야 한다고 아이들에게 강조하며 하루 일과를 이것 저것 주문하기 시작했다. 온라인 학습은 시간을 정해놓고 하고 엄마도 숙제를 내줄 것이며 점심식사는 어떻게 할 것인가 등 등을 이야기하자 큰아들이 말하길, "이럴 거면 그냥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 하는 게 낫겠어요. 3단계 하면 학교는 가지 않고 모두 온라인 학습을 한다는데 학교 숙제도 하고 엄마 숙제도 하고 더 바쁜 것 같아요. 그리고 코로나도 엄청 심각하다는데 왜 3단계를 안해요?"라고 질문하였고 어느 새 우리의 가족 회의 주제는 코로나19가 심각한데 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를 왜 안하느냐는 초등학생하고 나누기에는 꽤 심도 있는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아들, 여름 방학 전보다 개학하고 난 후 코로나19가 왜 이렇게 심각해졌을까?"

"사람들이 환자가 별로 없는 줄 알고 마스크 잘 안하고 많은 사람들이 서로 만나고 해서 갑자기 감염된 사람이 많아진 것 같아요. 그리고 자기가 어디 갔다 왔는지 안 알려주고 그래서 자꾸만 더 퍼지는 것 같아요"

"맞아, 원인은 지금 잘 지켜야 하는 약속들을 잘 안 지키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그래. 그래서 더 규칙을 잘 지키도록 하는 게 먼저일 것 같아. 3단계로 되면 식당도 문을 닫게 되고 학교는 물론 학원도 못 가고 모두 온라인 수업을 해야 하고 가게 하시는 분들은 살기가 더 어려워지지. 그리고 3단계라고 해도 우리가 잘 지켜야 할 코로나 예방수칙을 안 지킨다면 어떻게 될까?"

"지금보다 더 심각해지겠죠?"

"맞아. 2단계든 3단계는 중요한 건 예방수칙을 잘 지키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거. 특히, 기본적인 수칙을 철저하게 지키도록 해야 하는데 너희들도 잘할 수 있는 집 밖 외출할 때 마스크 꼭 코까지 덮어쓰기, 손 자주 씻기, 그리고 사람들 많은 곳에 가지 않고 사람들과 가까이 붙어있지 않고 큰 소리로 마주 보며 대화하지 않기 같은 규칙을 잘 지켜야 해"

그 밖의 이런 저런 뉴스에 나온 사례들을 설명해주면서 현재 코로나19를 이기기 위해 예방수칙을 잘 지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시기인지 알려주었다. 초등학생이지만 설명해주는 말을 곧잘 알아듣고 이해하는 듯 보였고 코로나 예방규칙과 함께 등교하지 않고 집에서 학습할 때 지켜야 할 몇 가지 규칙을 정하고 가족회의는 마무리 되었다.

현재, 우리의 코로나19 발생 상황은 사회적 거리 두기 2, 3단계를 심각하게 검토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는 하다. 방역 전문가들뿐만 아니라 많은 정치, 경제를 다루는 분들이 하루하루를 허투루 보내지 않고 분석하고 예측하며 방역대책을 고민하고 계실 줄로 믿는다. 매일 매일 어제보다 더 많은 확진자 발생 뉴스에 한숨이 나오고 걱정되기는 하지만 우리가 할 수 있고 해야 할 일은 2단계든 3단계든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이 공지되면 이를 준수하기 위해 노력하는 일뿐이다. 많은 어른들이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직접, 몸소 실천하여 아이들에게 보여주셨으면 좋겠다. 이런 것이 바로 `모범시민`이라고 말이다. 이민정 건양대병원 간호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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