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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코로나19 시대 우리 농업

2020-09-02기사 편집 2020-09-02 07: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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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강병석 남대전농협 조합장
TV를 자주 보는 편은 아니지만 최근 관심을 갖고 즐겨보는 프로그램이 있다. 농산물 부흥 프로젝트라는 부제로 어려운 농촌과 어촌을 돌며 농어업인들의 시름을 덜어주는 '맛남의 광장'이다. 최근 방영된 방송에서는 수확한 다시마를 판매하지 못해 걱정하고 있는 사연이 소개됐다. 방송에서는 이를 위해 한 라면회사 회장에 전화를 걸어 다시마 소비를 위해 힘써 줄 것을 부탁하기도 했다.

이 라면회사에서는 방송에 나온 완도 다시마 2000톤을 구매해 기존제품에 다시마 두 장이 들어가는 한정판 제품을 내놓으면서 선한 영향력이라는 평가와 함께 많은 소비자들의 환호를 받기도 했다. 농업단체의 대표로서 항상 우리 농업인들이 생산한 농산물 판매책을 고심하던 사람으로서 방송을 보는 동안 농업인들의 안타까운 사정을 접하면 남의 일 같지 않아 안타깝고 방송을 통해 농산물 판매의 해결책을 내놓은 모습을 보면서 희열을 느끼기도 한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어느 분야가 됐든 좋지 않은 상황이겠지만 우리 농업이 처한 상황은 그 어느 산업분야와 비교해도 심각한 수준이다. 코로나19 사태로 물류·인적자원의 이동이 제한됨에 따라 세계 농업의 식량 공급망에 차질이 발생했다. 휴교령 등으로 인해 공공급식 중단은 취약계층의 먹거리 문제를 심화시켰으며, 농업부문의 핵심 노동력으로 부상한 이주노동자의 입국 지연으로 농업부문의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그나마 쌀 자급률이 높은 국내 농업은 식량안보 위험이 낮으나, 일부 자급률이 낮은 곡물을 중심으로 식량 공급망에 차질이 예상되기도 한다. 실제로 2018년 기준 국내 쌀 자급률은 97.3%인 반면 밀은 1.2%, 옥수수 3.3%, 콩 25.4% 등으로 일부 곡물의 자급률은 매우 낮은 수준이다. 코로나19에 따른 주요 곡물 수출국가의 수출제한 조치확대로 축산용 사료나 가공식품의 원자재 가격 상승 가능성이 매우 높은 실정이다.

학교급식 납품 농가는 공공급식 중단으로 판로가 막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3월 기준 학교급식 중단으로 계약재배 농가의 피해는 70억 원으로 추정된다고 하니 그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이 된다. 이주노동자 입국 지연 문제는 단기적으로 농업부문의 인력수급 불균형을 심화시킬 수 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도시의 지역의 한시적 실업자를 포용해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장기적으로 사회적 완충 기능을 통해 부족한 노동력을 충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 우리 농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다양한 법과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농가소득 안정책 마련이다.

팬데믹 지속에 따른 급격한 농가소득 감소에 대응하기 위한 재해보험, 학교급식 참여 농가의 피해 수준을 진단하고 경제적 피해 보상을 위한 계약재배 안정 기금 지원이나 농가의 경제적 손실분을 재해보험으로 보장해 농가 소득안정을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 학생들의 등교로 급식이 정상화된 이후에도 학교급식 사업과 연계해 농산물꾸러미 사업을 지속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락다운 기간 동안 대두된 온라인 식품 소비 트렌드를 반영해 기존 농산물꾸러미 사업을 반 조리식 밀키트 형태로 개선하는 것도 필요할 듯하다. 주어진 요리법에 맞게 손질한 식재료를 제공하는 밀키트는 조리시간 단축과 재료 손질 과정에서 식자재 손실분을 최소화하는 장점을 갖고 있다. 이런 다양한 방안들이 적극 검토돼 현실화되면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의 우리 농업이 조금은 숨통이 트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강병석 남대전농협 조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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