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포르투갈·이탈리아 등 유럽 순례여정 담아

"제 인생에서 아주 특별하고 감미로웠던 순례여정을 통해 거룩한 영성의 발자취를 고스란히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대전일보 신춘문예 출신인 청림 김숙자(72·여) 작가가 스페인과 포르투갈, 이탈리아 등 유럽 성지 순례기인 `성작을 닮아가는 거룩한 시간`을 펴냈다.

김 작가는 사십여 년 동안 교육계에서 인성교육, 문학교육, 예술교육의 공적을 뚜렷이 남기고, 열정적이고 희망이 넘치는 교육으로 충남 교육에 한 획을 그은 교육자다.

그는 은퇴 후 대전문단에서 활발한 문학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18년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녀온 후 `침묵의 그 길에서 나를 찾다`를 발간한 그는 올해 2월 `예수회`를 창설한 `로욜라의 성인 이냐시오(Sanctus Ignatius de Loyola)`의 발자취와 숨결을 찾아 2주간에 걸친 대장정의 길을 떠났다. 순례여정을 떠나기 전 뜻밖에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강타해 그는 선뜻 떠나기가 내심 염려와 걱정이 앞섰지만, 1년간 철저하게 준비해온 과정에 확신을 갖고 부푼 가슴을 안고 순례길에 올랐다.

그는 "퇴직 후에 영성대학에 다니면서 `료욜라의 성 이냐시오`에 관해 공부하는 기회가 있었다. 예수회를 조직하기 위해 힘든 상황을 다 헤쳐 나가는 성인의 발걸음 하나하나에 경외와 큰 감동을 느꼈고, 마음속으로 그분의 발자취를 더듬어 보고 싶었다"며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어수선하고 불안할 때였지만, 이번 특별한 여정을 위해 간절한 마음으로 1년간 기도로 준비하며 철저한 계획 아래 정해진 기일에 정상적으로 추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성인 이냐시오의 영신 수련의 탯자리 `만레사`, 그가 나고 자란 `로얄라성`, 면학의 불을 살랐던 대학가 `살라망카`, 예수회 설립을 인가 받기 위해 그가 순례했던 7개의 대성당 등 그의 모든 행적과 관련된 성소의 현장에 가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책 속에 오롯이 담았다. 특히, 기행문체로 쓴 75편의 글과 각 장마다 실려 있는 시는 순례자의 오감과 시각적 상상력이 투영돼 있고 그리스도적 역사와 문화를 다면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다.

그는 "성인 이냐시오가 마지막까지 생활하면서 영신수련과 예수회 회헌 등을 완료하고 조용히 눈을 감았던 아주 작고 초라한 로마의 한 칸 작은 경당인 이냐시오방에서 마지막 눈물의 미사로 성인의 영혼을 위로하며 올렸던 미사 시간이 더없이 순례여정에 특별함으로 기억 속에 남는다"며 "이번 순례여정은 저에게 `거룩한 성작을 닮아가는 아름다운 영성의 시간`이었고, 독자들이 종교를 떠나 거룩한 성인의 발자취를 함께 더듬어 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김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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