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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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바이러스기초연구소(이하 바이러스연)` 설립을 추진하는 데 대한 찬반 의견이 맞서고 있다. 공론화 과정이 부족한 상태에서 졸속 추진하고 있다는 비판적 시각과 함께 코로나19 시국에 맞춰 장기적인 연구 수행을 위해서 지금이 적기라는 옹호론이 상충하고 있다.

31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내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본예산안에 바이러스연 설립 관련 예산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하반기 개원을 목표로, 기초과학연구원(IBS) 내 부설연구소(2개 연구단 규모)로 설치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바이러스연은 코로나19 등 바이러스에 대한 장기적인 기초연구 수행을 목적으로 하는 데 이를 둘러싸고 설립 추진이 무리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우선 과기정통부가 바이러스연 설립 추진과 관련해 과학기술계와 제대로 논의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이하 공공노조)은 최근 성명을 통해 "상층 연구자와 한두 차례 진행한 회의가 곧 `연구현장과의 소통`일 수 없다"며 "어떤 형태의 연구소 설립이 우리나라 상황에서 가장 적합할 것인가에 관해 사회적으로 공론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IBS 내에 설립 추진되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도 있다. 정부 출연 연구기관 한 관계자는 "IBS의 설립 취지가 순수 기초 과학을 연구하는 데 있는데, 바이러스연은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긴급한 분야로 성격이 다르다"면서 "보건복지부 바이러스감염병연구소(감염연)와 일원화한 뒤, 긴밀한 체계로 전주기적인 관리를 통해 효율성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오히려 때를 놓치면 바이러스 관련 장기 연구 수행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반박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정치권 한 인사는 "정부 예산 문제에 의해 과기정통부 직속 IBS의 부설 연구소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알고 있다"며 "큰 틀에서 결론이 난 만큼, 공론화 과정이 약간 미흡하더라도 빨리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설립하지 않으면, 감염연에서 바이러스연 기능을 흡수할 수 있다"며 "바이러스연은 과학계가 주도하며 장기적인 연구 수행을 위한 것으로 서로 역할이 다르다"고 덧붙였다. 기초과학 연구분야는 과학계에서 맡아 하는 게 더 적절하다는 주장이다. 정부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바이러스에 대한 장기적인 기초연구 필요성이 대두되는 만큼, 바이러스연 설립 후 사후 보완해 나가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밝혔다.장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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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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