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분명 병원 오기 전까진 다리를 절었는데 병원에선 잘 걷네요. 이러다가 집에 가면 또 다리를 절 것 같아요. 왜 이러는지 답답해요. "

엄마를 거짓말쟁이로 만들어 보호자와 수의사가 서로 민망해 지는 상황은 동물병원에선 흔한 일이다. 어디가 어떻게 아프다고 말하지 못하기에 아이들도, 보호자들에게도 갑갑할 노릇이다. 그렇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확인할 수 있는 영상검사는 상당히 중요하다.

영상검사는 일반적으로 x-ray, 초음파, C-arm, CT, MRI 로 하는 검사를 이야기한다. 상황마다 검사를 받아야 하는 종류가 달라서 주치의의 고민과 선택 하에 권유를 받게 된다. 일반 동물병원에선 대부분 x-ray 와 초음파 정도의 장비를 가지고 있으며, 큰 24시 동물병원에서 C-arm, CT, MRI를 보유한 경우도 있다.

현재 대전동물병원에서 상위 영상장비라고 할 수 있는 CT는 5대이며, MRI는 총 4대이다. 2016년 대전 로컬동물병원에 첫 MRI가 들어온 이래로 최근 몇 년 사이에 급속히 늘어났다. 이처럼 상위 영상장비의 빠른 보급은 반려동물의 CT 와 MRI 검사가 그만큼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얘기일 것이다.

MRI는 어떤 장비이며, 언제, 어떠한 과정을 통해서 촬영이 되는 것일까?

사람에서는 많은 질환의 진단을 위해 MRI를 촬영한다. 강한 자기장을 이용해 환자의 몸을 영상화 하는 이 장비는 CT와 달리 방사선 피폭 없이 촬영을 하지만, CT보다 훨씬 오랜 시간을 들여서 촬영을 한다.

반려동물에게서는 신경계 조직의 영상화가 매우 잘 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 척수 및 뇌의 염증이나 경색. 종양과 디스크질환을 구별하기 위해 많이 사용된다. 사람과 같이 방사선 피폭없이 비 침습적으로 신경계를 영상화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 것이다. 그래서 보통 발작환자나 사지마비 등의 신경계 질환이 의심되는 환자에게서 진단을 위해 MRI를 찍게 된다.

다만, 사람처럼 가만히 있지를 못하기 때문에, 전신마취라는 큰 산을 넘어야지만 촬영이 가능하다. 우선 주치의의 판단 하에, 몸 상태가 전신마취가 가능한 상태인지, 또한 오래 걸리는 검사의 특성상 어느 부위를 찍어야 할지를 먼저 국소화를 시켜놓고, 마취 후 촬영부위에 마이크로 칩 등의 방해 물질을 제거한 후에 촬영을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CT를 같이 찍는 것이 도움이 될 때가 있다.

디스크가 있다고, 항상 촬영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골든타임이란 것이 있어 평상시 어느 병원에서 CT와 MRI를 들고 있는지를 미리 알아놓고, 걸음걸이의 이상이나, 발작 등의 증세가 있을 때에는 주치의와 논의 후 빠른 촬영 및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어떤 원인 때문에 병이 발발했는지에 따라 처치하는 약과 수술이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이 정확한 처치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일례로 경련증상을 보이던 강아지가 수 차례 병원 방문에도 이유를 알 수 없었다. MRI촬영을 통해 뇌에 종양이 생겼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반려동물에게 MRI 는 꼭 필요할까?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말 못하는 반려동물이기에 사람보다 더 자세한 영상검사와 정확한 영상검사를 통해서 오랫동안 고통 속에서 몸부림치지 않게 도와주는 MRI 촬영은 꼭 필요하다. 승영신 대전충청영상동물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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