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 달리고 AI가 질병·기후변화 대응한다

사진=게티이미지 제공·이미지 합성 김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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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을 맞이한 우리의 삶은 20년 전이나 10년 전과는 상당히 다르다. 자고 일어나면 세상이 달라진다는 말이 현실이 됐을 만큼 오늘날 기술은 쉬지 않고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세계미래보고서 2020`에 따르면 자율주행차와 배송 로봇이 도로를 달리는 세계, 인공지능이 사물과 사람 모두와 연결되는 세계 등 `미래에는 모든 일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전제로 과학기술의 발전이 급속도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으로 70년까지 과학기술이 가져올 사회 변화를 예측하며 7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자율주행 시스템의 보편화

출근길 꽉 막히는 도로에서 운전하거나 장거리 운전으로 지친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자율주행`을 상상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미래 모빌리티의 혁명인 자율주행 시스템은 현재 부분 자율주행차 형태로 상용화가 이뤄졌다. 특히, 지속적인 기술개발을 통해 조금씩 완전 자율주행차량이 시장에 등장하고 있다. 자율주행차 시장은 2050년이 되면 피크를 이루며 연간 7조 달러 정도의 시장이 된다고 예측가들은 전망한다. 자율주행차는 지난 100년간 자동차로 인한 변화보다도 더 큰 시장변화가 예견된다.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고 우버와 같이 운송 서비스를 이용하는 서비스로의 운송이 보편화되면서 자동차를 굳이 소유할 필요가 없게 될 것이다. 자동차 제조업체는 거대 자율주행차 선단을 보유한 렌터카 서비스 회사로 통합되고 1대의 자율주행차가 30대의 일반 자동차를 대체하면서 교통량의 최대 50%를 대체할 전망이다.

◇초고속 모바일 네트워크의 상용화

5G 시대가 본격 상용화되면서 우리의 일상은 물론 일과 비즈니스 등 사회 전반에 큰 변화를 겪고 있다. 특히, 금융 산업과 농업, 의료, 운송, 교육, 엔터테인먼트 등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치며 끊임없이 진화할 전망이다. 미래학자 토머스 프레이(Thomas Frey)가 전망한 5G가 우리의 일상생활에 미치는 다양한 사례들을 살펴보면 농업의 경우 농작물, 토양, 수확량 등의 실시간 모니터링 및 분석이 가능해지고 농부들에게 농작물의 질병 상황을 알려주며 기상상황을 경고하는 매크로 경고 시스템이 도입될 것이다. 의료의 경우 의사들이 원격 가정방문 진료 시스템을 이용해 진단하고 처방전도 작성할 것이다. 또한, 전신 의료 스캔을 통해 수술 후 상황, 심장, 간, 소화기 등을 실시간 홀로그램으로 볼 수 있고, 인공지능을 장착한 웨어러블 건강 모니터가 보편화되며 정교해진다. 더 나아가 2030년에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6G 통신기술은 현재 사용 중인 4G 서비스보다 100배 이상 빨라진다. 그때쯤이면 모든 사람과 사물이 연결되는 이른바 `만물 인터넷` 시대가 개막할 것이다.

◇첨단기술과 융합하는 블록체인

블록체인 기술은 제4차산업혁명의 근간이 되는 기술이며 미래 산업의 게임 체인저가 될 기술이기도 하다. 블록체인은 금융, 통화, 의료, 부동산, 에너지 등 전방위로 활용될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금융 분야에서 블록체인은 실시간 분석과 추적을 가능하게 만들고 부정행위를 탐지함으로써 금융 업계가 당면한 고질적인 문제를 끝낼 해결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계약이 더 쉬워지고, 송금은 더 빨라지고, 거래는 더 투명해지고, 더 안전하게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세상을 앞당기고 있다. 이와 함께 통화 분야에서 블록체인을 활용해 세계의 많은 기업이 암호 화폐 발행을 예고하고 있다. 금융의 디지털화라는 거대한 시대의 흐름 속에서 더 많은 국가가 현금 없는 사회가 되는 쪽으로의 움직임을 가속화할 것이다. 미래에는 가장 빠르고, 가장 편리하고, 가장 안전하고, 가장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기업 화폐의 시대를 맞이할 것이다.

◇21세기 새로운 전기 여는 인공지능

`세계미래보고서 2020`에서 2024년까지 인공지능 분야에서 일어날 것으로 예측되는 다양한 트렌드를 소개하는데 더 빨라지는 기술 발전의 추세로 볼 때 앞으로 5년 이내에 기업과 일상생활을 직접적으로 증강시켜줄 인공지능의 탄생을 예측한다. 특히, 의학 진단에 인공지능을 적용하는 분야가 많은 진전을 보이고 있다. 중국과 미국의 연구진들은 최근 독감에서 수막염에 이르는 일반적인 소아 질환을 진단할 수 있는 인공지능 시스템을 개발했다. 앞으로는 의사들이 머신러닝과 인공지능을 사용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의학 진단의 변곡점을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인공지능은 분자와 물질 사이의 관계를 재정의하고 혁신을 일으키고 있다. 인공지능은 청정기술 혁신을 위한 새로운 물질을 발견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오늘날 하나의 신소재를 만들어내는 데 약 15-20년이 걸린다고 한다. 그러나 인공지능 설계 시스템의 용량이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소재 발견 프로세스가 급속하게 빨라지게 돼 기후변화와 같은 시급한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할 것으로 전망한다.

◇바이오 혁명으로 신인류 탄생

인간 몸의 겨우 2%를 차지하지만, 우리의 의식과 신체를 관장하는 1.4kg의 뇌는 인류에게 남은 마지막 미지의 영역이다. 뇌과학 분야에서 지난 20년간 많은 연구가 이뤄지면서 그 미지의 영역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8월 캘리포니아대학교와 하버드대학교 연구진이 미숙아 수준의 미니 뇌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미숙하지만 뉴런의 활동을 모방하는 `살아있는 미니 뇌`를 제작함으로써 뇌전증, 조현병 등 정신질환의 치료와 알츠하이머, 다운증후군을 연구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의식을 클라우드에 업로드하는 기술이 연구될 만큼 뇌과학 연구는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마찬가지로 이번 인공 뇌 기술이 발전을 거듭한다면 먼 미래에는 `대체 뇌` 개발도 현실적으로 가능해질 전망이다.

◇인간의 영역 지구에서 우주로 확장

인류는 우주에 첫발을 내디딘 이후 태양계와 은하계를 탐사하고 나아가 우주에 거주하겠다는 야망을 키워왔다. 지난 2000년부터 미국우주협회(National Space Society)는 2억 달러의 예산을 가지고 우주를 향한 로드맵이라고 불리는 연구를 시작했다. 협회는 우주선 발사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고 우주 정착과 자급자족을 통해 인류의 절멸을 막기 위한 31가지 이정표를 제시했는데 여기에는 달에서의 식물 재배, 우주 자원의 활용, 우주 정착지 등과 관련된 여러 프로젝트들이 포함돼 있다. 세계 여러 나라들이 이 프로젝트들을 본격적으로 수행하며 달에서 자급자족이 가능한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연구를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미래에는 단순히 우주를 여행하고 관광하는 단계를 넘어 우주 정착지, 행성 간 여행, 나아가 우주 전쟁이 가능해지는 미래를 맞이하게 될지도 모른다.

◇증강현실로 3차원 정보 습득

최근 구글은 증강현실로 실제 땅 위에 길 안내 표시를 띄우는 `증강현실 구글 맵` 시험 서비스를 시작했다. 증강현실 구글 맵은 스마트폰의 카메라를 이용해 실제 길거리 이미지와 지도 이미지를 동시에 띄워 길을 안내한다. 이는 실제 건물과 도로 위에 화살표를 표시해 기존 지도 앱보다 훨씬 높은 정확도로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와 함께 증강현실은 GPS를 넘어 언제 어디서나 어떤 일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적절한 지식에 즉각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함으로써 우리의 삶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다. 향후 평면 스크린으로 영상을 보며 배우는 시대는 막을 내리고, 그때그때 필요한 정보를 3차원으로 습득하며 우리 모두가 `인스턴트 기술 전문가`가 되는 날이 도래할 것이다. 김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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