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3부 김대욱 기자
취재3부 김대욱 기자
먼저 사과를 해야겠다. 학생들에게. 말에서만 끝난, 어른으로서의 책임감에서다. 정확히는 코로나 19가 다시 확산된데 따른 미안함이겠다.

`생각보다 손쉬운 일이다. 그들이 남은 시간, 학업에만 열중할 수 있게끔 만들어주면 된다.`

지난 5월에 쓴 글에서 떼온 문구다. 학생들이 학교에서 수업을 받으려면 어른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의미로 썼다. 3개월 전인데, 그때와 지금은 달라진 게 없다. 아니, 오히려 더 어려워졌다. 1학기 때 누적된 피로감은 물론이며, 학습격차 폭은 더 커졌다. 교육당국이 코로나 19 창궐 초기 대안으로 내놓은 원격수업은, 등교수업을 대신하지 못했다. 혹자는 코로나 19가 교육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표현을 쓰던데, 사치스럽다. 기회가 온 것 뿐이었지 활용하진 못했다. 놓쳤다는 게 적합한 말일테다. 구실 좋은 말이었고, 그때 할 말은 아니었다. 어느새 2학기가 코 앞으로 다가왔다. 크게 변한 것은 없다.

근래 취재 중 접한 교사들의 하소연은 3마디로 요약된다. 왜, 또, 다시. 뜻을 길게 늘어뜨려본다면 `왜 전국민적인 방역에도 불구하고`, `또 코로나 19는`, `다시 학교로 찾아와야 하는가`라는 뜻이 담겼을 것이라 생각된다. 교사들은 방역은 기본이거니와 학습결손까지 걱정했다. 학습결손이 누적된 상황에서 원격수업은 불에 기름을 붓는 격이라고도 표현했다. 그들은 학생들만큼이나 2학기에 정상적인 등교가 가능해지길 바랐다.

대전에서도 10대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다. 일주일새 9명이 전염됐다. 모두 부모와의 접촉에 따른 감염이고, 그 부모는 다른 확진자와 접촉을 통해 확진판정을 받았다. 학생들은 죄가 없다. 그런데 어느 때 보다 불안하고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 수능연기론이 언급되고 있고, 정부는 사회적거리두기 3단계 격상 검토를 고려하고 있다.

이제 방역은 개인의 몫이라 할 수 있다. 교육·방역당국의 노력에 기대기보다 스스로가 방역의 중요성을 인지해야 한다. 아무런 죄가 없는 학생들이, 하루 빨리 책가방을 메고 교실에 들어서게끔 도와줘야 한다. 그 것은 생각보다 손 쉬운 일이다. 그들이 남은 시간, 학업에만 열중할 수 있게끔 만들어주면 된다. 이 문구를 떼오는 일이 오늘이 마지막이길 기원한다. 취재3부 김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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