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일보가 창간 70주년을 맞았다. 1950년 6·25전쟁 전황을 전하던 소식지로 시작해 70년의 풍상을 거치면서 굳건하게 뿌리를 내려 중부권 최대의 종합 일간지라는 거목으로 성장한 것이다. 나이 70을 일러 고희(古稀)라고 하는 것처럼 우리 언론역사에서 70년을 넘긴 언론사는 매우 드물다. 대전일보가 다른 영역으로 눈을 돌리지 않고 오롯하게 언론에 매진하면서 정론지로 우뚝 서게 된 원동력은 오로지 독자 여러분과 지역민의 사랑과 성원 덕분이었다. 지난 70년이 그러했듯이 앞으로도 언론의 사명과 책임을 되새기면서 공동체의 발전을 위해 우직하게 나아갈 것이다.

격동의 한국 현대사와 애환을 함께 한 대전일보의 지난 세월을 돌아보면 영욕이 교차하는 순간도 많았다. 언론의 본령은 권력을 감시하고 비판하는데 있다. 권력을 남용하거나 법 집행이 부당하다면 이를 바로잡도록 하는 것이 사명이어서 권력과 충돌을 빚을 수밖에 없다. 1960년대 본보 기자들이 반공법 위반 혐의 등으로 투옥되는 고초를 겪은 것도 권력에 대한 가차없는 비판 때문이었다. 당시 정권이 국세청을 동원 3개월간 보복성 세무조사를 벌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역경도 있었지만 열정은 더욱 뜨거워 수많은 특종을 쏟아냈다. 공주 무령왕릉 발굴을 비롯해 오대양 집단 자살 사건, 전주교도소 탈주범 마지막 장면 포착, 안면도 핵폐기물 처리장 사태, 부여 백제대향로 발굴, 김대중 정계 복귀, 한국타이어 근로자 연쇄사망 사건 등 한국 언론사에 기록될 만한 특종이 대전일보 지면을 통해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지역의 발전을 견인하는데도 대전일보의 역할은 두드러졌다. 충남대 설립을 비롯해 현충사 정비와 백제문화제 복원, 안면도 연륙교 건설, 93 대전엑스포 성공 개최, 둔산대공원 및 서대전광장 조성, 청주국제공항 건설, 세종시 건설 등에 이르기까지 여론을 환기하고 성사시키기 위한 노력이 이어졌다.

최근 우리 사회는 중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북핵 개발, 미중 대치 등 외부 요인에다 진영논리, 집값 폭등으로 혼란이 극심하다. 사회경제적 양극화가 더욱 심화되면서 관용의 미덕도 사라지고 있다. 그동안 국가와 지역사회 발전에 매진해온 대전일보로서는 다시금 언론의 역할과 책임이 무엇인지 고민을 거듭하면서 대안을 제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무엇보다 통합과 소통을 통해 건강한 공동체 사회를 만드는데 일조하고자 한다.

지구촌을 휩쓸고 있는 코로나19는 우리의 일상을 급격하게 비대면 환경으로 전환시키고 있다. 이른바 뉴노멀을 강제하고 있는 현 상황 아래서 언론 역시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될 것이 뻔하다. 대전일보 역시 예외일 수 없다. 기존의 오프라인 신문에 다양한 플랫폼과 콘텐츠로 무장한 온라인과 모바일 등을 결합해 격조 높고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 언제 어디서나 여러분 곁에 있는 대전일보가 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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