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채용일정 연기', 경영난 중소기업 '신규 채용 규모 줄이기'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올 하반기 채용 시장이 얼어붙을 것으로 보인다. 공기업을 포함해 대기업, 중소기업 등의 채용이 상반기에 이어 줄거나 연기되는 등 취업준비생은 물론 재취업에 나선 구직자들의 어려움이 가중될 전망이다.

대전 서구에 거주하는 재취업 준비생 정모(35)씨는 "코로나19 때문에 상반기에 가뜩이나 적은 경력 채용문 규모가 축소됐다"며 "하반기를 기다렸는데 모집 시기와 감염병 확산이 겹쳤다"고 말했다.

올 초 지역 사립대학교를 졸업한 김모(28)씨는 "취업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채용 정보를 공유하고 있는데 `올해 안에 취업을 할 수 있을지`, `언제까지 버텨야 하냐` 등 어려운 현 상황을 토로하는 글이 대다수"라고 전했다.

하반기 채용시장을 덮친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주요 기업 채용 규모도 위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최근 내놓은 `매출 상위 500대 기업 하반기 4년 대졸 신입직 채용계획` 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기업 147개사 중 하반기 채용계획이 있다고 밝힌 곳은 29.3% 뿐이었다.

지난 해 같은 기간(73.5%)에 비해 절반 이하로 줄어든 수치다. 하반기 채용 계획이 있더라도 시기를 정하지 못한 기업은 53.5%로 절반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부터 이어진 채용한파로 `바늘구멍`이 된 공기업 취업문도 당분간 쉽게 열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력공사는 이달 29일 예정돼 있던 3차 6직급 채용 필기시험을 한 달 뒤로 미뤘다. 지난 22일 예정됐던 `고졸 채용형 인턴` 필기 전형도 한 달 연기했다. 한전은 올해 연간 1600명을 채용하기로 목표를 세우고, 8월 말까지 일부를 채용한 상태다.

도로교통공단은 지난 22일 예정됐던 공개채용 필기시험 일정을 9월 중순 이후로 잠정 연기했다. 경영난에 허덕이는 중소기업 등은 허리띠를 졸라 매는 형국이다. 중소기업연구원의 `중소기업 동향 8월호`에 따르면 7월 중소기업 취업자는 2441만 9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3%(33만3000명) 줄었다. 5개월 연속 감소세로 경영난에 신규 인력 채용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지역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내수 판매·수출 부진으로 기존 직원들의 처우 개선조차 힘든 상황"이라며 "매년 20명 이상 채용했던 신규 직원을 올해는 절반 이하인 10명 이내로 줄일 계획"이라고 말했다.김용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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