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과 사람이 머무를 수 있는 대전 만들어야"

전문가들은 대전 경제 발전의 맥을 `기업하기 좋은 도시`, `4차 산업혁명 중심지로의 성장` 등으로 짚었다.

기업체의 `탈대전` 원인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고 나아가 기업하기 좋은 도시, 근로자가 살기 좋은 지역으로 만드는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강도묵 대전충남경영자총협회장은 "대전을 떠나는 기업을 책망하기 전에 지역 경제계가 처한 상황을 냉철하게 돌아 볼 필요가 있다"며 "타 지역으로 업장을 옮긴 사업체들은 다른 도시에서 대전과 비교되는 장점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회장은 "기업을 유치하려면 당근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그린벨트를 과감히 푸는 게 좋은 방법일 수 있다"고 제언했다. 그는 "지자체가 그린벨트 등으로 묶인 각종 제한을 풀고 행·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면 기업들의 탈 대전 도미노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회장은 대전산업단지를 포함해 지역산단이 정형화된 틀을 벗어던지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시대가 바뀐 만큼 산단도 변해야 한다고 전제한 그는 "그동안 산단은 네모반듯해야 한다는 선입견이 있었다. 하지만 요즘 근로자들은 과거 형태의 산단에 매력을 느끼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강 회장은 "최근 근로여건은 일터 근처에 식당, 카페 등이 있어야 근로자들이 만족하는 추세"라며 "시대에 맞는 친환경적인 근로 환경을 만들어야 젊은 세대가 대전을 빠져나가지 않고, 이는 기업체의 대전 존속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진행되는 대전산단 재생사업과 관련해 "기반시설 신규 구축 역시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근로자 입장에 서서 산단 구성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학계도 경제계 주장과 결을 같이했다. 박종훈 한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기업 규제를 완화하고 산업단지 유치 시 과감한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골프존 등을 포함해 대전에서 뿌리를 내렸던 기업들이 지역을 떠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며 "첫 째는 기업의 숙명인 자본이득 때문이고 두 번째는 열악한 대전의 인프라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지속 가능한 지역 산업 발전을 추구하려면 소프트웨어 못지 않게 핵심인재의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이른바 `맨파워`가 중요하다"며 "맨파워를 기본으로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한 온라인 고용 플랫폼을 만들어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 교수는 "이를 통해 전 연령대의 구직 활동이 늘어나고 자연스럽게 기업의 경쟁력은 높아질 것"이라며 "이는 결국 우수한 인재를 지역에 머무르게 할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용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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