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에 `분구필합(分久必合) 합구필분(合久必分)`이라는 말이 나온다. 오랫동안 나뉘어 있으면 반드시 다시 합치게 되고(분구필합), 오랫동안 합쳐져 있으면 반드시 갈라지게 된다(합구필분)는 소리다. 역사의 철칙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정치사상은 역사의 철학마저도 새롭게 쓰고 있다. 그만큼 갈라져 있었으면, 궁금해서라도 합쳐볼 마음이 생길 것 같은데도 되레 더 갈라지려 들고 있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과 여권 핵심 인사들은 일제히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8·15 광화문 집회 참가자 등을 겨냥해 코로나 방역 방해 행위를 엄단하겠다고 밝혔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대통령이 코로나 사태를 두고 체포와 구속영장까지 언급하며 강경하고 과도한 법 집행을 강조했다"고 비판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번 코로나 감염 폭발은 사랑제일교회 등 일부 극우단체에서 시작되어 8·15 광화문 집회를 계기로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무슨 이슈만 생기면 편 가르기만 하고 합칠 마음이라고는 애당초 없어 보인다. 참으로 부끄러운 대한민국 정치의 현실이다.

코로나19로 아이들을 키워야 할 교육은 벌써부터 뒤숭숭한 상태이고, 여기에다 전공의는 파업에 돌입하면서 의료대란까지 우려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이 거론되고, 장사하는 사람들은 썰렁한 가게를 지키며 한숨들이다.

이처럼 국민들은 하루하루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19와 싸우며 고통스러워 하고 있다. 하지만 여당과 야당은 코로나19를 정치쟁점화만 하면서 국민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우리 민족은 집단의 이익을 우선하는 공동 운명체의 DNA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모습은 역사에서 찾을 수 있다. 외적이 침입하였을 때 백성이 중심이 되어 국난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일제강점기에도 독립을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하였다. 이렇듯 우리민족은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함께`, `우리`로 이겨냈다.

여당과 야당의원들도 코로나19 위험 시대에 개인의 역활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정치권의 분구필합(分久必合)의 역활이 중요한 시기다.

2차 대유행의 우려 앞에서 연대의 정신과 실천을 통해 하루라도 빨리 잡음 없는 대한민국 정치권의 모습을 그려본다. 이상진 지방부 제천주재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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