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호 태풍 `바비`가 제주 남쪽 해상을 거쳐 서해로 북상을 하면서 우리나라도 영향권에 접어들게 됐다. 기상당국은 오늘 새벽부터 제주와 전남 해안권에 강풍을 시작으로 내일까지 충남과 경기 등에 많은 피해를 입힐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동안 집중호우로 인한 수해 복구작업이 채 끝나지도 않았는데 강풍과 함께 많은 비를 동반한 대형 태풍이 다가오고 있으니 걱정이 앞선다. 방재당국을 비롯해 농가 등은 사전에 철저히 대비해 태풍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기상당국에 따르면 태풍 `바비`는 역대급 강풍이 특징이다. 해안가에서는 최고 초속 60m, 내륙에서도 초속 35m가 넘는 바람이 불 것이라고 예보된 상태다. 초속 60m는 시속으론 216km에 해당하고 이 정도면 사람이나 바위가 날아가는 것은 물론 열차가 탈선하고 건축물이 무너질 위험까지 있다고 한다. 지난 2003년 역대 최대의 강풍으로 기록된 태풍 `매미`도 초속 60m였으니 `바비`의 위력을 미뤄 짐작할 수 있겠다.

태풍의 경로도 예사롭지 않다. 현재로선 `바비`는 오늘 제주 남쪽 해상으로 진입한 뒤 서해를 따라 북상, 태안 앞바다 등을 거쳐 내일 북한 황해 연안에 상륙할 전망이다. 이럴 경우 충청권 등은 바람이 많이 부는 태풍의 우측 반원에 들게 돼 많은 피해가 예상된다. 지난해 우리나라를 강타한 태풍 `링링`과 유사한 경로여서 불안감은 더하다. 순간 최대 풍속이 초속 54.4m에 달했던 `링링`으로 인해 충남도에서만 벼 도복 2300여ha, 낙과 2100ha, 비닐하우스 등 시설물 파괴 140ha 등의 피해가 발생했던 사례를 상기했으면 한다.

수해복구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비바람이 몰아치면 추가 피해는 불가피하다. 특히 수확을 앞둔 농작물 피해가 우려되는 만큼 사전에 철저히 대비하는 수밖에 없다. 농가들은 비닐하우스 붕괴나 낙과 피해 등을 막기 위한 대책을 서두르기 바란다. 방재당국도 시민들로 하여금 외출을 자제하고 지붕이나 간판, 창문 등을 결박하거나 고정시키는 등의 태풍피해 예방수칙을 널리 알려야 할 것이다. 사상 최장의 장마와 집중호우에서 경험했듯 천재지변은 피할 수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어떻게 대비하느냐에 따라 피해를 줄일 수는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