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연구개발특구 바이오 분야 민간기업들이 코로나19 관련 진단키트와 백신 제작에 매진하고 있다. 수젠텍 코로나19 항체 신속 진단키트.  사진=솔젠트·수젠텍 제공
대덕연구개발특구 바이오 분야 민간기업들이 코로나19 관련 진단키트와 백신 제작에 매진하고 있다. 수젠텍 코로나19 항체 신속 진단키트. 사진=솔젠트·수젠텍 제공
코로나19에 우리나라 바이오 업체들이 분주하다. 이들 업체의 진단키트와 진단시약 등 코로나19 관련 제품이 전 세계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으며,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주문이 쇄도하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는 대덕연구개발특구 내 바이오 업체들이 있다. 대덕특구에서 활동하며 쌓아온 역량을 바탕으로 혁신적이고 안전성을 인정받은 제품을 내놓으며 K-방역의 최전방 전진기지로서 한축을 담당하고 있다. 팬데믹 속에서 향후 높은 성장 잠재력과 부가가치 창출 역량이 주목되는 대덕특구 바이오 업체들을 소개한다.

◇솔젠트=분자 진단 전문기업 `솔젠트`는 최근 정부와 삼성전자의 지원을 받아 스마트공장을 조성해 운영 중이다. 업무효율과 생산성이 향상되면서 코로나19 진단키트 주당 생산량이 기존 3천 키트에서 4만 키트로 대폭 증가했다. 솔젠트는 추가로 1487㎡(450평) 규모의 스마트공장을 신축 중이다. 국내 진단기기 업체 최초로 미국 연방재난관리청에 조달하는 등 각국으로부터 주문량이 쇄도해서다. 솔젠트는 분자진단 중에서 가장 높은 정확도를 보이는 유전자증폭(PCR) 검사의 진단 시약과 관련 진단키트를 개발·생산하고 있다. 특히 20여 년의 분자진단 노하우와 기술을 바탕으로 시약 내 환경을 조성하는 효소들을 직접 생산하는 한편, 특정 검출 유전자만을 정확히 증폭할 수 있는 고품질 진단 시약을 만들고 있다. 또 자체 품질경영팀을 운영해 엄격한 품질 관리를 진행한 뒤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이렇게 만든 코로나19 진단키트는 우리나라에서 긴급사용승인을 획득한 데 이어 미국 식품의약국(FDA) 긴급사용승인, 캐나다 판매·수입 허가 등 안전성을 인정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솔젠트는 현재 세계 50여 개 국가에 코로나19 진단키트를 공급하고 있다.

◇수젠텍=면역화학진단 기반 체외진단기기 전문기업 `수젠텍`은 국내에선 드물게 진단키트·시약·분석기기 모두를 자체 연구개발·생산하고 있다. 세계 최초 혈액으로 결핵을 신속 진단할 수 있는 `결핵 신속 진단키트`를 개발해 국내 판매 허가를 받았고 현재 글로벌 임상을 진행 중이다. 특히 팬데믹 속에서 수젠텍은 높은 정확도와 품질의 코로나19 항체 신속 진단키트 개발해내며 주목받고 있다. 수젠텍 진단키트는 혈액 내 코로나19 항체를 측정해 감염 여부를 판단하는데, 일반 유전자증폭 검사보다 신속하고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유전자증폭 검사 인프라가 부족한 국가나 나라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다. 수젠텍은 현재 전 세계 50여 개 국가에 코로나19 신속 진단키트를 수출하고 있다. 이에 회사 설립 후 첫 흑자 전환도 예상된다. 수젠텍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해 감염 여부를 현장에서 10분 내에 진단할 수 있는 차세대 항원 신속 진단키트와 코로나19 항체 정량 측정 키트, 면역 생성 여부를 판독할 수 있는 중화 항체 측정 키트 등을 개발하고 있다.

◇신데카바이오=신데카바이오는 유전체 빅데이터와 자체 AI 기반 합성 신약 물질 발굴 플랫폼을 통해 코로나19 치료제 후보 물질을 검증하고 있다. 지난 2월부터 의약품 3천 여 개를 선별해 재창출 후보 약물 30종을 발굴한 데 이어 지난 3월 말부터 국책연구기관과 손잡고 공동연구에 나서 최종 3종의 후보 물질을 추려냈다. 이들 후보 물질은 코로나19 표준치료제로 주목받는 미국 `렘데시비르(remdesivir)`와 효능이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데카바이오는 해당 물질에 대해 용도특허를 출원했다. 특히 이들 물질 가운데 1종은 현재 호흡기 질환 치료제로 쓰이고 있고 렘데시비르와 비교해 안전성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또 입을 통해 복용하는 경구제로, 편의성 또한 갖췄다. 신데카바이오는 이들 후보 물질을 대상으로 동물 실험과 임상연구 등에 나설 계획이다. 신데카바이오가 코로나19 치료제 후보 물질을 초기 검증해낸 시간은 약 6주로, 관련 연구 개발 시간과 비용을 줄이는 데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바이오니아=우리나라 바이오 벤처 1호 기업인 바이오니아는 국내 최초 유전자 증폭용 효소와 합성DNA 개발·공급에 이어 실시간 유전자 증폭 장비 개발·상용화 등 국내 바이오 인프라 확대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세계적 규모와 수준의 DNA 합성센터를 구축하는 등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세계 바이오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특히 분자 진단 기술을 기반으로 한 진단검사 핵심 도구인 핵산 추출 장비·핵산 추출 시약·실시간 유전자 증폭 장비·진단키트를 특허받은 원천기술로 자체 개발·생산하는 국내 유일 기업이기도 하다. 바이오니아 자동화 분자 진단 시스템은 팬데믹 이후 많은 국가들이 검사 수행 전문 인력과 장비 부족 문제를 겪는 가운데 사용자 편리성이 높고 간단한 교육만으로 운용이 가능해 호평을 받고 있다. 더불어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관련 진단키트 공급 기업이 크게 늘어난 반면, 핵산 추출 장비와 추출 시약을 공급하는 기업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점에 바이오니아가 더 주목받고 있다. 바이오니아 장비는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등 전 세계 60개 이상 국가에서 사용 중이다.

[인터뷰] 석도수 솔젠트 공동대표이사 "이웃을 살리는 기업으로 불리길"

솔젠트의 반응이 빨랐다. 지난해 12월 말 중국 우한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바이러스성 폐렴이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이를 예의주시하던 석도수 솔젠트 공동대표이사(대표)는 해당 바이러스 정보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해당 바이러스에 대한 키트를 개발할지 내부 회의를 진행했다.

석도수 대표는 "일부 직원들은 기존 유행성 질환 때 개발했던 키트들이 성공적으로 사업화가 되지 않았던 기억을 떠올리며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면서도 "감염력과 전파력이 매우 강하다는 전문가들의 견해와 하루하루 급증해가는 환자 수를 보며 전원일치로 개발에 착수하게 됐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이후 솔젠트 코로나19 개발팀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연구에 몰두해 개발 착수 3주 만에 코로나19 진단키트 개발에 성공했다.

석 대표는 "정말 자랑스럽고 영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며 "올해 2월 27일 질병관리본부로부터 긴급사용승인(EUA)을 받았고 이튿날 유럽인증(CE-IVD)도 획득했다"고 설명했다.

솔젠트는 지난 5월 21일 미국 식품의약국(FDA) 긴급사용승인까지 받았는데, 이를 바탕으로 현재 전 세계 50여 개국에 진단키트를 공급하고 있다.

그는 "솔젠트의 기업가치가 상승했고 많은 분들이 우리 회사를 알아보게 됐다"며 "우리 임직원들은 솔젠트에 다닌다는 자부심을 높게 산다. 이를 `솔부심`이라고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만하거나, 교만하지 않으며 오로지 세계 각국의 코로나19로 고통받는 분들이 저희 제품을 통해 빠른 처방과 고통을 덜 수 있게 되길 바라며, 최상의 품질의 진단키트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응원의 메시지도 전달했다. 그는 "이번 가을 코로나19 감염병 재확산에 대한 우려가 많이 있다"면서 "세계 각국에서 전력으로 진행하는 치료제와 백신이 성공적으로 개발돼 전 세계인의 염려와 불안이 떠나가기를 간절히 응원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끝으로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시구 하나를 소개하며 "솔젠트가 자산 성장 가치를 넘어 `이웃을 살리는 기업`으로 명명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 시구는 다음과 같다. `한 때 내가 이곳에 있었음으로 해서 단 하나의 인생이 더 행복해지는 것.` - 랄프 왈도 에머슨. 장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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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젠트는 우리나라 진단기기 업체 중 최초로 미국 연방재난관리청에 제품을 조달했다. 사진=솔젠트 제공
솔젠트는 우리나라 진단기기 업체 중 최초로 미국 연방재난관리청에 제품을 조달했다. 사진=솔젠트 제공
수젠텍 코로나19 항체 신속 진단키트. 사진=수젠텍 제공
수젠텍 코로나19 항체 신속 진단키트. 사진=수젠텍 제공

장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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